아이디어에서 잉크까지
당신은 손에 책을 들고 있어요. 매끈한 페이지들이 한데 묶여 있고, 글자들이 가지런한 줄을 지어 그 위를 행진하듯 놓여 있지요. 그런데 이 책은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요? 책은 누군가의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에서 시작해요. 그리고 당신의 책장에 꽂히기 전까지, 공장 하나만큼이나 많은 기계와 사람들, 여러 단계를 거쳐 여행한답니다.
먼저 작가는 이야기를 타자로 치거나 페이지를 정보로 채워요. 편집자는 그것을 읽고, 고칠 점을 제안하고, 실수를 찾아내요. 마치 운동선수가 실력을 완벽하게 다듬도록 도와주는 코치처럼요. 한편, 그림이 들어가는 책이라면 삽화가는 글에 어울리는 장면을 그려요. 요즘은 이 모든 일이 컴퓨터에서 이루어져요. 파일들이 이메일로 이리저리 빠르게 오가다가, 모두가 이렇게 동의할 때까지요. 이제 준비됐어.
완성된 책 파일은 인쇄 회사로 보내져요. 하지만 수천 권을 찍어 내기 전에, 인쇄판이 필요해요. 인쇄판은 책의 페이지가 새겨진 얇은 금속판으로, 잉크 색깔마다 하나씩 있어요. 거대한 도장 같다고 생각하면 돼요. 이 인쇄판들은 인쇄기 안의 커다란 롤러에 단단히 고정됩니다.
인쇄기가 우르릉 소리를 내며 움직이기 시작해요. 자동차만큼 넓은 종이 두루마리가 풀리며 엄청난 속도로 기계 속을 달려가요. 어떤 인쇄기는 당신이 전력으로 달리는 것보다 더 빠르게 움직인답니다. 인쇄판이 붙은 롤러들이 날아가듯 지나가는 종이에 살짝 닿으며, 양면에 한꺼번에 잉크를 찍어요. 시안, 마젠타, 노랑, 검정. 이 네 가지 색을 겹겹이 쌓으면 책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색을 만들 수 있어요.
인쇄된 종이들은 거대한 더미로 나와요. 종이 한 장에는 열여섯 쪽이나 서른두 쪽의 책 페이지가 퍼즐 무늬처럼 배열되어 있어요. 아직 읽는 순서는 아니에요. 1쪽이 16쪽 옆에 있고, 5쪽이 12쪽 옆에 있을 수도 있지요. 거꾸로 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아주 똑똑한 방법이에요. 종이를 딱 맞게 접고 쌓으면 페이지들이 완벽하게 차례를 맞추게 되거든요.
접지 기계는 커다란 종이 한 장을 가운데로 접고, 다시 반으로 접어 ‘접지’라고 부르는 묶음을 만들어요. 책 한 권에는 이런 접지가 열 묶음이나 스무 묶음 들어갈 수도 있어요. 다음으로 제본기는 접지들을 책등을 따라 실로 꿰매거나 풀로 붙여 하나의 덩어리로 만들어요. 그 덩어리의 책등은 천이나 더 강한 풀로 보강해서, 당신이 책을 읽을 때 페이지가 빠지지 않게 해요.
이제 책 블록이 표지를 만나요. 표지는 따로 인쇄되었어요. 보통 더 두껍고 반짝이는 종이에 인쇄되지요. 때로는 긁히지 않도록 보호 코팅을 입히기도 해요. 표지 씌우기 기계가 책 블록 둘레에 표지를 감싸고, 첫 페이지와 마지막 페이지를 앞표지와 뒤표지 안쪽에 붙여요. 풀이 마르는 동안 기계 팔들이 모든 부분을 단단히 눌러 줍니다.
마지막으로 재단기가 책의 바깥쪽 세 가장자리, 곧 위쪽과 아래쪽, 그리고 책등 반대편을 잘라요. 모든 페이지를 정확히 같은 크기로 맞추고, 책에 반듯하고 깔끔한 가장자리를 만들어 주지요. 커다란 종이 두루마리와 잉크병에서 시작한 것이 이제 완성된 책이 되었어요. 상자에 담겨 서점과 도서관, 그리고 당신 같은 독자들에게 보내질 준비가 된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