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릿하게 쌩 & 털썩

황금빛 풀밭 위에서 치타가 몸을 낮게 웅크립니다. 모든 근육이 용수철처럼 팽팽하게 감겨 있어요. 그러다, 휙! 사라집니다. 약 3초 만에 가만히 서 있다가 고속도로의 자동차보다 더 빠르게 달려요. 고양잇과 동물은 어떻게 흐릿한 그림자처럼 변할까요? 그리고 왜 그 흐릿한 그림자는 금방 멈출까요?

첫 번째 비밀은 척추입니다. 치타의 등뼈는 뻣뻣하지 않아요. 감긴 활처럼 휘어지고 늘어납니다. 치타가 앞으로 뻗을 때 등은 둥글게 말리고, 땅을 박차고 나갈 때 척추가 곧게 펴지며 몸을 앞으로 튕겨 보내요. 한 걸음마다 엄청나게 먼 땅을 지나가는데, 마치 새총이 동물 전체를 쏘아 보내는 것 같답니다.

길고 가느다란 다리도 도움이 됩니다. 다리는 가벼워서 빠르게 앞뒤로 휙휙 움직이기 쉬워요. 무거운 망치 대신 빈 빗자루를 휘두르는 것처럼요. 다리가 더 빨리 움직일수록 1초에 내딛는 걸음도 많아지고, 전력 질주하는 치타의 다리는 깜빡이는 빛처럼 흐릿해집니다.

발을 보세요. 치타의 발톱은 집고양이처럼 완전히 안으로 들어가지 않아요. 살짝 나와 있어서 달리기 선수 신발의 스파이크처럼 흙을 꽉 붙잡습니다. 덜 미끄러지면 더 세게 밀 수 있어요. 한 걸음 한 걸음이 땅을 물고 치타를 앞으로 밀어냅니다.

그리고 꼬리도 있습니다. 길고, 굵고, 무거운 꼬리예요. 치타가 이리저리 피하는 영양을 쫓아 방향을 홱 바꿀 때, 그 꼬리를 방향키처럼 흔듭니다. 꼬리는 회전할 때 균형을 잡아 주어서 치타가 최고 속도로 지그재그로 달려도 앞으로 고꾸라지지 않게 해 줍니다.

그렇다면 왜 계속 그렇게 달리지 못할까요? 그 모든 속도는 작고 빨리 타 버리는 연료통으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전력 질주에는 산소가 필요해요. 아주 많이요. 치타는 숨을 너무 거칠게 쉬어서 폐와 심장이 근육이 산소를 써 버리는 속도만큼 빨리 산소를 붙잡지 못합니다.

두 번째 문제는 열입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근육은 전력 질주하는 엔진이 따뜻해지는 것처럼 열을 만들어 냅니다. 1분도 안 되어 치타의 체온은 위험한 수준까지 올라가요. 계속 달리면 몸속부터 익어 버릴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치타의 몸은 급브레이크를 밟습니다.

그래서 사냥은 도박과도 같아요. 치타는 보통 20초나 30초 정도만 전속력으로 달립니다. 그때까지 저녁거리를 잡지 못하면 멈춰야 해요. 옆구리를 들썩이며 여러 분 동안 쉬어야 다시 시도할 수 있습니다. 치타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달리기 선수이자, 힘이 가장 빨리 빠지는 동물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치타는 완벽하고 눈부신 한 번의 폭발적인 질주를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몸을 튕겨 보내는 유연한 척추, 번쩍이듯 움직이는 가벼운 다리, 땅을 붙잡아 밀어내는 발톱, 방향을 잡아 주는 흔들리는 꼬리까지요. 멋지고도 짧게 사라지는 흐릿한 그림자입니다. 그다음에는요? 그늘에서 털썩 쉬어요. 전력 질주를 한 뒤의 우리처럼, 한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아주 만족스럽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