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프 속임수

과학의 가장 큰 발견들 가운데 어떤 것은 윙윙거리고 빛나며 수백만 달러나 드는 거대한 기계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중요한 물질 중 하나는 평범한 끈끈이 테이프 한 조각으로 연필심 덩어리에서 떼어 낸 것이었어요. 맞아요. 여러분 책상 서랍에 있는 바로 그 테이프 말이에요.

연필부터 살펴봅시다. 연필 속의 '심'은 사실 납이 아니에요. 그것은 흑연이라는 부드러운 회색 광물이지요. 흑연은 셀 수 없이 많은 납작한 탄소 원자 시트들이 책장처럼 겹겹이 쌓여 만들어져요. 그 시트들은 서로 느슨하게 붙어 있을 뿐인데, 바로 그래서 연필이 자국을 남길 수 있답니다. 글씨를 쓸 때마다 얇은 흑연 조각들이 종이 위에 떨어져 나오는 거예요.

오랫동안 과학자들은 그런 시트 한 장, 단 한 층의 탄소, 원자 하나 두께의 시트를 꿈꾸었어요. 이름도 이미 준비해 두었지요. 바로 그래핀이에요. 문제는 아무도 그 한 장을 떼어 낼 수 없었다는 거예요. 그렇게 얇은 시트는 혼자 존재하기에는 너무 약해 보였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이 그냥 구겨지거나 사라져 버릴 거라고 생각했지요.

2004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일하던 두 물리학자 안드레 가임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가 등장합니다. 그들의 실험실에는 재미있는 습관이 있었어요. '금요일 밤 실험'이라고 해서, 장난스럽고 가능성이 낮아 보이는 아이디어를 그냥 한번 시도해 보는 것이었지요. 그래핀을 찾는 일도 그런 즐거운 작은 모험 가운데 하나가 되었답니다.

그들이 처음 쓴 방법은 크레용을 깎듯이 흑연을 어떤 표면에 문질러 광내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아무리 해도 충분히 얇아지지 않았지요. 그러다 그들은 실험실 사람들이 흑연 표본을 어떻게 청소하는지 보게 되었어요. 끈끈이 테이프를 흑연에 붙였다가 떼어 내서 지저분한 맨 위층을 들어 올리는 방식이었지요. 테이프에 남은 조각들은 보통 쓰레기통에 버려졌어요. 가임과 노보셀로프는 그 버려진 테이프 위에 무엇이 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아주 즐겁도록 단순한 일을 했어요. 테이프를 붙였다가 떼어 내고, 다시 깨끗한 부분에 접어 붙였다가 또 떼어 냈지요. 또 하고, 또 했습니다. 떼어 낼 때마다 조각들은 점점 더 얇게 갈라졌어요. 층이 반으로 줄고, 다시 한 번 반으로 줄어들었지요. 테이프는 사람의 손으로는 다룰 수 없을 만큼 날카로운 칼의 일을 하고 있었어요.

충분히 많이 떼어 낸 뒤, 몇몇 조각들은 마침내 탄소 한 층까지 얇아졌어요. 드디어 그래핀이 나타난 거예요. 그들은 테이프를 특별한 실리콘 웨이퍼에 눌러 붙였습니다. 현미경으로 보자 가장 얇은 조각들은 거의 보이지 않을 만큼 아주 옅은 그림자로 나타났어요.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던 원자 하나 두께의 시트가 그 유령 같은 얼룩 속에 숨어 있었답니다.

그리고 그래핀은 놀라운 물질로 드러났어요. 우리가 아는 물질 가운데 가장 얇지만, 무게에 비하면 강철보다도 튼튼하지요. 전기를 아주 잘 흐르게 하고, 부러지지 않고 휘어지기도 해요. 그 소박한 테이프 속임수는 원자 하나 두께의 시트들인 완전히 새로운 '이차원' 물질 가족으로 가는 문을 열었습니다.

2010년, 가임과 노보셀로프는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습니다. 수십억 달러짜리 기계 때문이 아니었어요. 호기심과 금요일 밤, 그리고 테이프 한 롤 때문이었지요. 이것은 위대한 과학에 언제나 멋진 도구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 줍니다. 때로는 당연해 보이는 것을 벗겨 내고, 그 뒤에 무엇이 남아 있는지 들여다보려는 사람이 필요할 뿐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