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선생님

거미는 엄마를 한 번도 만나 본 적이 없어요. 혼자 알에서 깨어나지만, 첫 시도에 상을 받아도 될 만큼 완벽한 거미줄을 짜요.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어요. 아무도 설계도를 건네주지 않았죠.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아는 걸까요?

그 비밀은 본능이라고 불리는 것이에요. 본능은 미리 들어 있는 설명서라고 생각해 보세요. 마치 새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이미 알고 있는 노래처럼요. 이 설명서는 DNA 속에 있어요. DNA는 거의 모든 생명체의 세포 안에 들어 있는 길고 긴 화학 조리법이랍니다. DNA는 눈 색깔만 정하는 것이 아니에요. 뇌가 세상을 보기 전부터 어떻게 연결될지도 만들어 줄 수 있어요.

요령은 이거예요. 그 조리법이 완성된 거미줄을 저장해 두는 건 아니에요. 대신 작은 건축가를 저장해 두죠. 바로 거미줄을 치고 싶은 마음이 들고, 그 순서를 알도록 미리 연결된 뇌예요. 동물은 기억하는 것이 아니에요. 하품을 하기로 마음먹지 않아도 하품이 나오는 것처럼, 어떤 느낌을 따라가는 거예요.

왜 뇌는 이미 프로그램된 채로 태어날까요? 배울 시간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갓 태어난 영양은 몇 주 동안 걷는 법을 배울 수 없어요. 거의 곧바로 서고 달려야 하죠. 그래서 진화는 가장 급한 움직임을 이미 알고 태어난 아기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어요. 수백만 년 동안 그런 타고난 설명서가 몇 번이고 전해졌답니다.

하지만 본능이 전부는 아니에요. 많은 동물들은 여러분처럼 배우기도 해요. 아기 사자는 처음부터 사냥을 잘하지 못해요. 연습하고, 실수하고, 어른들을 지켜보죠. 본능은 덮치고 싶은 마음을 줘요. 경험은 때를 맞추는 법을 가르쳐 주지요.

그래서 대부분의 동물 기술은 두 가지가 섞인 것이에요. 미리 들어 있는 부분과 연습으로 익히는 부분이죠. 어린 노래새는 자기 종의 노래를 대강 흥얼거릴 수 있게 태어나요. 그런 다음 아빠의 노래를 듣고, 딱 맞는 소리가 날 때까지 노래를 다듬어요. 시작은 타고나고, 마무리는 배워서 하는 거예요.

그렇다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요? 그건 가장 놀라운 재주예요. 어떤 새들은 몸속에 일종의 타고난 나침반을 가지고 있어요. 몸 안의 특별한 세포들이 지구의 자기장을 느낄 수 있죠. 진짜 나침반 바늘을 움직이는 바로 그 보이지 않는 힘이에요. 또 새들은 해와 별을 읽고, 기억해 둔 지형을 지도처럼 살펴요.

아주 작은 뇌도 이런 일을 할 수 있어요. 수백 마일 떨어진 곳에 놓인 귀소 비둘기는 몸을 돌려 어느 쪽이 집인지 느끼고, 그저 날아갑니다. 그건 마법도 아니고, 여행길을 기억하는 것도 아니에요. 우리 대부분은 느끼지도 못하는 신호를 읽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몸 덕분이에요.

그래서 동물이 집을 짓거나, 사냥하거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을 때, 사실 결코 혼자인 것은 아니에요. 그 동물은 수백만 조상들의 지혜를 자기 안에 꼭 접어 품고 있어요. 이쪽이야 하고 말해 주는 조용한 목소리처럼요. 그리고 혼자 알에서 깨어난 거미도 사실 선생님 없이 있었던 게 아니었어요. 그 선생님들은 그저 아주, 아주 오래전에 살았을 뿐이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