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 탐정

신생아는 단어 하나도 말할 수 없어요. ‘우유’도, ‘강아지’도, 심지어 ‘싫어’도요.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몇 년만 지나면 울기만 하던 이 작은 사람이 완전한 문장으로 여러분에게 이래라저래라 하게 돼요. 어떻게 그럴까요? 그 작은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비밀스러운 탐정 일을 따라가 봐요.

말하기 전에 먼저 시작되는 것은 듣기예요. 엄마 배 속에 있을 때도 아기는 목소리들이 웅얼웅얼 들리는 음악처럼 들려오는 것을 듣지요. 태어날 때쯤이면 아기는 이미 자기 가족이 쓰는 말소리를 더 좋아해요. 아기의 뇌는 아주 작은 녹음실 같아서, 말의 뜻을 알기 훨씬 전부터 말의 리듬과 가락을 흠뻑 받아들여요.

아기에게 처음 찾아오는 큰 수수께끼가 있어요. 우리에게 말소리는 띄어쓰기가 있는 깔끔한 단어들처럼 들려요. 하지만 아기에게는 길게 이어진 한 덩어리처럼 들리지요. ‘젖병먹을래?’ 빈틈이 없어요. 그래서 아기는 암호 해독가가 되어, 언제나 함께 다니는 것 같은 소리들을 귀 기울여 들어요. ‘젖병’은 자꾸 한 덩어리로 나타나니까, 분명 어떤 물건일 거예요.

아기들은 소리 맛보기 선수이기도 해요. 처음에는 지구의 모든 언어에 있는 아주 작은 소리 차이까지 들을 수 있어요. 어른들은 이제 알아차리지 못하는 소리들까지도요. 하지만 계속 듣다 보면, 아기의 뇌는 가장 많이 듣는 소리에 조용히 맞춰져요. 좋아하는 라디오 방송국은 남겨 두고, 지직거리는 방송국은 점점 멀어지게 하는 것과 같아요.

그다음에는 옹알이가 찾아와요. ‘바바바’, ‘가가가’, ‘다다다.’ 이건 아무 뜻 없는 소리가 아니에요. 연습이지요. 아기는 새 악기인 입을 배우는 작은 음악가예요. 입술, 혀, 숨이 모두 함께 움직여야 하니까요. 옹알이는 진짜 단어 노래를 부르기 전의 준비 운동이에요.

이제 마법처럼 딸깍, 뜻이 이어져요. 누군가 둥글고 통통 튀는 물건을 가리키며 ‘공’이라고 말해요. 또 말하고, 또 말하고, 또 말하지요. 뇌는 그 소리와 물건을 연결하기 시작해요. 단어와 세상 사이에 실을 묶는 것처럼요. 곧 ‘공’이라는 단어는 눈앞에 공이 없어도 공이라는 생각 전체를 불러낼 수 있어요.

처음에는 단어가 하나씩 천천히 나와요. 그러다 생후 열여덟 달쯤이 되면 놀라운 일이 벌어져요. 단어 폭발이 일어나지요. 아기들은 눈에 보이는 것을 모두 빨아들이는 진공청소기처럼, 갑자기 새 단어를 수십 개씩 붙잡아요. ‘컵!’ ‘강아지!’ ‘안아!’ ‘내 거!’ 진짜 모으기가 시작된 거예요.

하지만 단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단어들을 딱딱 맞물리게 할 규칙이 필요해요. 아무도 아기에게 문법책을 건네주지 않아요. 대신 아기는 수천 개의 문장을 듣고, 다른 사람들이 놀이하는 모습을 보기만 하면서 그 놀이의 규칙을 짐작하듯 조용히 패턴을 찾아내요. 그래서 유아가 ‘나 갔었다’처럼 어색하게 말할 수도 있어요. ‘-었다’라는 패턴은 찾았지만, 아직 까다로운 예외는 배우지 못한 거예요.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의 비밀 재료는 무엇일까요? 바로 여러분이에요. 아기들은 대답해 주는 진짜 사람에게서 가장 잘 배워요. 아기의 옹알이에 답해 주고, 아기가 가리키는 손가락을 따라가고, ‘공!’이라는 한마디를 ‘그래, 네 커다란 빨간 공이야!’로 바꿔 주는 사람에게서요. 대화는 언어를 자라게 하는 운동이고, _사랑이 담긴 주고받기_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체육관이에요.

그러니 다음에 아기가 마침내 진짜 단어를 불쑥 말하면 기억해 주세요. 그 아기는 띄어쓰기가 없는 암호를 풀고, 귀를 맞추고, 입을 훈련하고, 소리를 세상과 묶고, 규칙을 알아낸 거예요. 누군가 단 한 번도 수업을 해 주지 않았는데도요. 울기만 하던 작은 사람이 말하는 사람이 되었어요. 솔직히 말하면요? 곧 여러분은 일시 정지 버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될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