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정벌레의 하늘 지도
쇠똥구리를 떠올려 보세요. 반짝이는 검은 갑옷, 가느다란 다리. 모래 위로 똥 공을 뒤로 굴려 가고 있어요. 그건 저녁밥이자 침실이 한데 뭉친 것이라, 쇠똥구리는 경쟁자들에게서 멀리 아주 빠르고 똑바로 가고 싶어 해요. 그런데 문제가 있어요. 쇠똥구리는 머리를 숙이고 뒤로 걷고 있고, 공이 앞을 가리고 있죠. 그런데 어떻게 그냥… 빙 돌아서 출발한 곳으로 돌아가지 않을까요?
쇠똥구리는 하늘을 나침반처럼 써요. 태양은 아니에요. 짐을 나르면서 쳐다보기에는 너무 밝거든요. 쇠똥구리는 위를 올려다보고, 빛의 무늬를 읽은 뒤, 북극성을 보고 배를 모는 선원처럼 그 무늬를 붙잡아요. 그 무늬가 머리 위 같은 자리에 머무는 한, 쇠똥구리는 자신이 똑바로 걷고 있다는 걸 알아요.
달빛이 비치는 밤에는 쇠똥구리가 달을 이용해요. 밝고, 찾기 쉽고, 움직임도 예측할 수 있죠. “달을 내 왼쪽에 두자,” 쇠똥구리의 뇌가 말해요. “그러면 똑바로 가.” 길가의 가로등을 계속 눈꼬리에 두고 집까지 걸어가는 것과 비슷해요.
하지만 달이 없는 밤, 하늘이 온통 쏟아진 별들뿐이라면 어떨까요? 여기서 정말 놀라운 일이 일어나요. 쇠똥구리는 별 하나하나를 골라 보지 않아요. 그렇게 선명하게 볼 수 없거든요. 대신 머리 위로 아치처럼 뻗은, 흐린 빛의 강 같은 은하수의 빛을 읽어요.
은하수는 만 개의 별이 흐릿하게 모여 줄무늬처럼 보이는 것이에요. 쇠똥구리에게는 특정한 방향에 있는 밝은 얼룩처럼 보이죠. “그 얼룩을 내 뒤에 두자,” 작은 뇌가 계산해요. “그러면 똑바로 굴러가는 거야.” 쇠똥구리는 은하 전체를 길잡이 표지로 쓰고 있는 거예요.
과학자들은 쇠똥구리에게 작은 판지 모자를 씌워 하늘을 가려 보며 이것을 시험했어요. 그러자 쇠똥구리들은 곧바로 비틀비틀 원을 그리며 걷기 시작했죠. 그다음 과학자들은 쇠똥구리들을 천문관으로 데려가 천장에 가짜 은하수를 비추었어요. 그러자 쇠똥구리들은 다시 똑바로 굴러갔어요. 쇠똥구리들이 별빛으로 길을 찾는다는 건 분명했어요.
쇠똥구리의 눈은 바로 이런 일을 하도록 만들어졌어요. 눈마다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한 아주 작은 렌즈가 수천 개나 있어서, 하늘 전체를 한꺼번에 볼 수 있죠. 선명한 그림이 아니라 흐릿하게 빛나는 지도처럼요. 자세한 것은 필요 없어요. 알아야 할 건 이것뿐이에요. 밝은 부분이 아직 머리 위에 있나? 좋아. 계속 굴리자.
그리고 여기서 더 놀라운 점이 있어요. 쇠똥구리는 굴러가기 시작하는 순간 하늘을 “찰칵” 찍듯 기억하고, 그 빛의 무늬를 뇌에 저장한 다음,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그 무늬와 맞춰 봐요. 무늬가 어긋나면 방향을 바로잡죠. 똥 공 하나, 쌀알만 한 뇌, 별빛으로 만든 지도. 모래 위를 가로질러, 뒤로, 화살처럼 똑바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