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리빈에서 팔짝 뛰는 캥거루로

아기 캥거루는 조이라고 불려요. 그런데 신기하고 놀라운 사실이 있어요. 조이는 대부분 엄마 몸속이 아니라, 엄마 배 앞쪽의 털 달린 주머니 속에서 자란답니다. 그 주머니는 아기방이기도 하고, 배낭이기도 하고, 포근한 침낭이기도 해요. 그리고 조이가 그 안을 가득 채울 만큼 자라나는 이야기는 동물 세계에서 가장 작고도 용감한 여행 중 하나랍니다.

조이가 태어나면 깜짝 놀랄 만큼 작아요. 젤리빈만 한 크기에 분홍빛이고, 아직 다 자라지도 않았지요. 눈은 꼭 감겨 있고, 뒷다리는 작은 혹처럼 보일 뿐이며, 몸무게는 포도 한 알보다도 가벼워요. 솔직히 말하면, 탁 트인 바깥에서 살아가기에는 너무나 작답니다. 그래서 자연은 조이가 계속 자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었어요.

태어나자마자 젤리빈만 한 조이는 평생 가장 큰 등반을 해야 해요. 뜻밖에도 힘센 작은 앞다리로 엄마의 털을 붙잡고, 한 손씩 번갈아가며 주머니를 향해 올라가지요. 아무도 안아다 주지 않아요. 눈도 보이지 않는 채로, 단 몇 분 만에, 완전히 혼자 해낸답니다. 털북숭이 언덕을 오르는 아주 작은 산악인처럼요.

주머니 안에 들어가면 조이는 젖꼭지에 달라붙어요. 그 젖꼭지는 우유가 나오는 작은 꼭지예요. 그리고 조이는 그곳에 그대로 머물지요. 몇 주 동안은 전혀 놓지 않아요. 젖꼭지는 조이의 입안에서 살짝 부풀어 올라 안전벨트처럼 조이를 제자리에 안전하게 붙잡아 준답니다. 주머니 안은 따뜻하고, 어둡고, 아늑해요.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조이가 계속 몸을 만들어 가기에 꼭 맞는 곳이지요.

이제 느린 마법이 일어나요. 자기만의 아기방 안에서 조이는 피부가 생기고, 그다음 털이 나고, 진짜 다리와 귀도 자라요. 꼭 감겨 있던 눈도 드디어 뜨지요. 조이가 마시는 젖도 시간이 지나며 달라져요. 조이가 커질수록 엄마의 몸이 젖의 배합을 바꾸는데, 마치 아이가 자라면서 더 든든한 음식을 내놓는 부엌 같답니다. 한 주 한 주 지나며, 젤리빈은 진짜 작은 캥거루가 되어 가요.

몇 달이 지나면 아주 사랑스러운 일이 벌어져요. 작은 머리가 처음으로 주머니 밖으로 쏙 나오는 거예요. 조이는 엄청나게 크고 밝은 세상, 풀과 하늘과 다른 캥거루들을 바라보며 눈을 깜빡여요. 그러고는 대개 이 정도면 모험은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곧장 안으로 쏙 들어가지요. 주머니는 아직 집이에요. 다만 바깥이라는 곳이 있다는 걸 배우는 중이랍니다.

곧 조이는 자기의 작은 다리로 밖에 나가 탐험할 만큼 용감해져요. 풀을 조금씩 뜯어 먹고, 균형을 시험하고, 비틀비틀 원을 그리며 깡충깡충 뛰지요. 하지만 주머니는 계속 열려 있어요. 위험하거나, 피곤하거나, 그냥 안기고 싶어지는 순간, 조이는 머리부터 주머니 속으로 뛰어들어요. 그러면 긴 두 다리만 위로 우스꽝스럽게 삐죽 남는답니다.

마침내 조이는 주머니가 담기에는 너무 크고 너무 폴짝폴짝 뛰게 되고, 그 시절은 조용히 끝이 나요. 그때쯤이면 조이는 어엿한 어린 캥거루가 되어, 탁 트인 땅을 엄마와 나란히 뛰어갈 준비가 되어 있지요. 그래도 가끔은 마지막 한 모금 젖을 먹으려고 머리를 살짝 들이밀지도 몰라요. 따뜻한 주머니 속에서 생긴 오랜 습관은 쉽게 놓기 어렵거든요.

그러니까 조이는 사실 한곳에서 자라는 것이 아니에요. 엄마가 가는 곳마다 함께 움직이고, 숨 쉬고, 털로 둘러싸인 방에서 자라나는 거예요. 조이는 아주 작게 태어나 스스로 기어 들어가고, 세상에서 가장 포근한 배낭 속에서 캥거루가 되는 일을 마무리한답니다. 삶을 시작하는 방법으로는 꽤 괜찮지요. 젤리빈에서 팔짝 뛰는 캥거루까지, 모두 주머니 안에서 이루어지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