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부른 보초

남아프리카의 마른 붉은 흙땅에는 아주 큰 습관을 가진 작은 탐정이 살아요. 바로 미어캣이에요. 키를 쭉 펴고 서서 모든 것을 지켜보는 습관이 있지요. 가족들이 땅을 파고 간식을 먹는 동안, 그중 한 마리가 흙더미 위로 올라가 몸을 한껏 펴고 하늘과 지평선을 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봐요. 이 미어캣이 바로 보초, 망보는 친구예요. 그런데 궁금한 점은 가족들이 누구 차례인지 어떻게 정하느냐예요.

먼저, 위험이 있어요. 미어캣은 작고, 더 큰 동물들 중에는 미어캣을 한 끼 식사로 삼고 싶어 하는 동물이 많아요. 머리 위의 독수리, 모래밭을 가로지르는 자칼 같은 동물들 말이에요. 그래서 모두가 딱정벌레와 굼벵이를 찾느라 흙 속에 코를 콕콕 박고 바쁠 때, 누군가는 눈을 위로 들어야 해요. 먹이를 찾느라 고개를 숙인 미어캣은 다가오는 위험을 볼 수 없거든요.

그래서 자원한 한 마리가 불쑥 꼿꼿이 일어서요. 여기서 중요한 말은 ‘자원한’이에요. 아무도 그 일을 시키지 않아요. 굴 옆에 일정표가 붙어 있는 것도 아니지요. 미어캣 한 마리가 간식을 다 먹고, 배가 조금 부르다고 느끼면, 스스로 흙더미에 올라가 한 차례 망을 보기로 해요.

과학자들이 알아낸 비밀은 이거예요. 미어캣은 보통 든든히 먹은 뒤에 보초를 서요. 배가 부르면 망을 보고 싶어지는 거예요. 배고픈 미어캣은 계속 먹이를 찾아다녀요. 그래서 보초 차례는 조용히 돌아가요. 방금 맛있게 먹은 미어캣이 다음으로 하늘을 바라보는 친구가 되는 경우가 많답니다.

보초를 서는 동안, 망보는 미어캣은 영리한 일을 해요. 작고 부드러운 삑삑 소리를 끊임없이 이어 가요. 바로 “파수꾼의 노래”예요. 그 소리는 “괜찮아, 괜찮아, 계속해”라는 뜻이에요. 가족들이 그 다정한 재잘거림을 듣는 동안에는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걸 알고, 마음 놓고 흙 속에 코를 파묻을 수 있어요.

하지만 망보는 미어캣이 위험을 발견하면, 삑삑 소리는 순식간에 달라져요. 하늘의 매를 보면 날카롭고 다급하게 짖어요. 땅 위의 뱀이나 자칼을 보면 또 다른 소리를 내요. 경보마다 저마다의 소리가 있고, 가족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아요. 굴로 쏜살같이 달려가거나, 얼어붙은 듯 멈춰 서서 위를 올려다보는 거예요.

그렇다면 미어캣들은 어떻게 “차례를 바꿀까요”? 순번표가 있거나 우두머리가 명령하는 건 아니에요. 차례는 저절로 생겨요. 보초를 서던 한 마리가 배가 고파져 내려와 먹어요. 다른 한 마리는 먹기를 마치고 올라가요. 내려가고, 올라가고, 내려가고, 올라가고. 이렇게 천천히 서로 바꾸며 거의 하루 종일 하늘을 살피는 새 눈이 이어지지요.

참 아름답고 단순한 방식이에요. 누구도 일정을 책임지고 있지 않지만, 그 일정은 늘 잘 굴러가요. 모든 미어캣이 같은 작은 규칙을 따르기 때문이에요. 든든히 먹고, 그다음에는 망보기. 작은 선택들이 모여 안전하고 잘 지켜지는 한 가족을 만들어 낸답니다.

그래서 망보기는 사실 끝나지 않아요. 해가 하늘을 가로질러 움직이고, 배는 부르기도 하고 비기도 하며, 망보는 미어캣들은 하나씩 흙더미 위에서 자리를 바꿔요. 먹고, 올라가고, 지켜보고. 먹고, 올라가고, 지켜보고. 털로 된 작은 탑 하나가 언제나 지평선을 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봐요. 혹시 모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