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의 밤 설계도
또 얼굴부터 거미줄에 걸려 버렸네요. 또요. 거미는 대체 어떻게 그런 걸 할까요?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하룻밤 사이에 완벽한 기하학 모양의 덫을 만들다니요.
먼저, 거미는 반대쪽으로 가야 해요. 거미는 높은 곳으로 올라가 배를 들어 올리고 비단실 한 가닥을 내보냅니다. 산들바람이 그것을 연줄처럼 붙잡아 가고, 먼 끝이 틈 건너편 나뭇가지에 붙으면 거미는 스스로 다리를 만든 거예요. 거미는 그 위를 걸어가며 아래로 실을 더 늘어뜨려 튼튼하게 만듭니다.
이제 틀을 만들 차례예요. 거미는 실을 타고 아래로 내려가 다른 고정점으로 흔들려 가고, 다시 올라갑니다. 이 일을 몇 번이고 반복하면서 끈적이지 않는 실로 기하학적인 뼈대를 만들어요. 그림을 그리기 전에 캔버스를 팽팽하게 당기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해 보세요.
마법 같은 부분은 바로 이거예요. 그 비단실은 거미의 몸에서 나옵니다. 거미는 배 끝에 실젖이라는 특별한 샘을 가지고 있어요. 액체 단백질을 짜내는 작은 노즐 같은 것이죠. 그것이 공기에 닿는 순간, 단단해져 비단실이 됩니다. 거미는 살아 있는 3D 프린터예요.
다음은 살이에요. 거미는 중심에서 가장자리까지 몇 번이고 오가며 자전거 바퀴살 같은 비단실 줄을 놓습니다. 이것들도 아직 끈적이지 않는 실이에요. 거미는 자기 거미줄에 갇히지 않고 그 위를 걸어야 하니까요.
이제 덫을 만들 차례예요. 중심에서 시작해 바깥쪽으로 빙글빙글 나아가며, 거미는 다른 종류의 비단실을 놓습니다. 이번 것은 아주 작은 끈끈한 방울로 덮여 있어요. 마치 목걸이에 풀 방울 구슬을 꿰는 것 같죠. 곤충들은 이 나선 속으로 날아들었다가 단단히 붙잡히게 됩니다.
거미는 그 실젖 안에 일곱 가지 다른 비단실을 만드는 방법을 가지고 있어요. 잡기 위한 끈끈한 실. 틀을 위한 튼튼한 실. 알을 감싸기 위한 부드러운 실. 그리고 거미가 어디든 안전줄처럼 뒤에 끌고 다니는 드래그라인 실은 지구에서 가장 강한 천연 섬유예요.
이 멋진 작품 전체를 만드는 데는 약 한 시간이 걸려요. 그런 다음 거미는 가운데에서 기다립니다. 다리로 살을 건드린 채 진동을 느끼죠. 곤충이 거미줄에 부딪히면 그 떨림이 전화처럼 실을 타고 올라옵니다. “저녁 준비 완료!”
그럼 내일은요? 거미는 낡은 거미줄을 먹습니다. 단백질을 다시 쓰는 거예요. 그리고 새 거미줄을 칩니다. 밤마다 되풀이되는 참을성 있는 공학. 설계도도 없고, 실수도 없어요. 그저 본능과 여덟 개의 다리, 그리고 액체 비단실이 기하학으로 변할 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