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를 세는 식물
파리 한 마리가 파리지옥의 새빨간 잎 위에 내려앉아요. 잎에는 덫줄처럼 솟아 있는 작은 감각털들이 있어요. 파리가 털 하나를 건드려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덫은 활짝 열린 채 기다리고 있어요. 식물은 아직 닫히면 안 된다는 걸 어떻게 알까요?
파리지옥은 수를 세고 있어요. 식물에게는 뇌가 없지만, 이 식물은 잎 속에 영리한 비법을 갖고 있어요. 무언가가 감각털을 건드릴 때마다 잎은 아주 작은 전기 신호를 만들어요. 정전기처럼요. 하지만 훨씬 더 작지요. 식물은 그 신호를 약 20초 동안 "기억"해요.
한 번 건드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빗방울이 털 하나를 건드리고 굴러 떨어질 수도 있어요. 작은 나뭇가지가 떨어져 한 번 닿고는 멈출 수도 있고요. 파리지옥은 한 번만 닿는 것은 무시하도록 진화했어요. 덫을 닫는 데에는 에너지가 들거든요. 식물은 덫을 다시 열리게 자라게 해야 하는데, 며칠이나 걸려요. 그래서 진짜 먹이가 있을 때만 닫고 싶어 해요.
그래서 식물은 기다려요. 20초 안에 두 번째 털이 건드려지지 않으면 전기 신호는 사라져요. 숫자는 다시 0으로 돌아가지요. 하지만 그 파리가 한 걸음 더 내디뎌 두 번째 털을 건드리면, 이제 식물은 둘까지 센 거예요. 움직일 시간이에요.
20초 안에 두 번 건드리는 것이 마법의 숫자예요. 두 번째 전기 신호가 오면 첫 번째 신호에 더해져요. 둘이 합쳐지면 잎 전체에 전기 신호의 물결을 일으킬 만큼 강해져요. 마치 경보가 울리는 것처럼요. 덫 가장자리의 세포들은 갑자기 세포벽에서 물을 밖으로 내보내요.
그 세포들이 물을 잃으면 쪼그라들어요. 미소처럼 부드럽게 바깥쪽으로 휘어 있던 잎이 갑자기 안쪽으로 휙 뒤집혀요. 덫의 두 면은 10분의 1초 만에 탁 맞물려요. 식물 왕국 전체에서 가장 빠른 움직임 가운데 하나예요. 파리는 잡혔어요.
하지만 식물의 계산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덫은 처음에는 이빨 사이에 틈을 둔 채 살짝 열린 상태로 있어요. 만약 파리가 사라졌다면, 사실은 그게 그냥 나뭇가지였을 뿐이라면, 안에서는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겠지요. 몇 시간이 지나면 덫은 다시 열리고, 식물은 아주 조금의 에너지만 낭비한 셈이 돼요. 큰일은 아니에요.
파리가 진짜이고 계속 버둥거리면, 감각털을 다시 건드려요. 세 번, 네 번, 다섯 번. 닿을 때마다 숫자가 올라가요. 식물이 모두 다섯 번까지 세면, 확실히 알게 돼요. 이것은 먹이라는 것을요. 덫은 완전히 단단히 닫히고, 잎은 소화액을 만들기 시작해요. 다음 한 주 동안 식물은 파리를 녹여 수프처럼 마실 거예요. 참을성 있고 조심스러운 한 번의 계산이 한 끼 식사가 되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