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의 비밀 숫자

바닥에 빈 골판지 상자가 하나 놓여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리고 궁금한 게 하나 생깁니다. 안에 물건을 얼마나 넣을 수 있을까? 이렇게 “얼마나 담을 수 있을까”를 나타내는 숫자에는 이름이 있어요. 바로 부피라고 해요. 요령만 알면 부피를 구하는 일은 정말 멋지게 간단하답니다.

부피는 어떤 것의 안쪽에 있는 공간의 양이에요. 우리는 그것을 작은 정육면체들로 재요. 각설탕처럼 모두 크기가 같은 작은 블록들이죠. “부피가 얼마일까?”라는 질문은 사실 “이 작은 정육면체가 안에 몇 개나 들어갈까?”라는 뜻이에요.

그럼 우리 상자를 정육면체로 채워 봅시다. 아무렇게나 쏟아 넣지는 않아요. 줄과 층을 맞춰 가지런히 쌓는 거예요. 그리고 멋진 점은 바로 이것이에요. 하나하나 셀 필요가 없다는 것! 상자의 모양 속에 지름길이 숨어 있거든요.

모든 상자에는 세 가지 길이가 있어요. 얼마나 긴지, 얼마나 넓은지, 얼마나 높은지. 길이, 너비, 높이예요. 세 방향을 가리키는 화살표 세 개라고 생각해 보세요. 하나는 바닥을 따라 길게, 하나는 바닥을 가로질러, 하나는 곧장 위로 향해요.

먼저 맨 아래층부터 볼게요. 상자의 바닥에 정육면체가 가로로 4개, 뒤쪽으로 3개 들어간다고 해 봅시다. 그것들을 셀 때 하나, 둘, 셋 하고 끝없이 세지 않아요. 곱하면 돼요. 한 줄에 4개, 그런 줄이 3줄이니 4 곱하기 3은 12개, 바닥을 덮는 정육면체가 12개예요.

한 층을 만들었어요. 이제 쌓아 볼까요. 상자의 높이가 2층까지 들어갈 만큼 높다면, 정육면체 12개로 된 바닥을 그대로 한 번 더 만들어 그 위에 올리면 돼요. 12개짜리 층이 두 개니까 모두 24개예요. 상자는 가득 찼고, 우리는 숫자를 놓치지 않았어요.

그리고 그 비밀은 이렇게 깔끔한 한 번의 계산에 모두 들어 있어요. 길이 곱하기 너비 곱하기 높이. 세 숫자를 서로 곱하면 부피가 나와요. 우리 상자는 4 곱하기 3 곱하기 2가 24예요. 작은 정육면체 24개만큼의 공간이죠.

단위도 함께 따라와요. 센티미터로 쟀다면 답은 세제곱센티미터예요. 실제로 정육면체 모양의 센티미터라는 뜻이죠. 그래서 우리는 작은 ‘3’을 위쪽에 써요. 부피는 납작한 한 면이 아니라, 세 방향을 한꺼번에 가진 깊이 있는 공간이라는 것을 떠올리게 해 주거든요.

그러니 다음에 빈 상자가 “나는 얼마나 담을 수 있을까?” 하고 도전해 온다면, 눈 하나 깜짝하지 마세요. 길이, 너비, 높이를 재고 곱하면 돼요. 상자는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여러분은 곱셈으로 그 비밀을 활짝 열어 버린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