삑삑 탐정
계산대에서 초콜릿 바를 스캐너 위로 밀어 봅니다. 삑. 화면에 가격이 나타나요. 그런데 사실은 이렇습니다. 바코드 안에는 가격이 전혀 들어 있지 않아요. 바코드는 비밀 번호이고, 스캐너는 탐정이랍니다.
포장지에 있는 검은색과 흰색 줄무늬는 암호예요. 036000291452 같은 숫자 하나일 뿐이지요. 그것은 그 초콜릿 바의 ID 번호, 가게 컴퓨터 시스템 안에서 쓰는 이름표예요. 바코드는 그 숫자를 스캐너가 읽을 수 있는 언어로 쓰는 방법이에요. 바로 줄무늬로요.
스캐너는 빨간 레이저 빔을 줄무늬 위로 쏘아요. 검은 막대는 빛을 흡수해요. 빛을 꿀꺽 삼켜서 아무것도 되돌아오지 않지요. 흰 여백은 거울처럼 빛을 스캐너로 되돌려 보내요. 그래서 레이저가 지나가면서 이런 무늬를 얻습니다. 어둠, 빛, 빛, 어둠, 빛, 어둠, 어둠.
스캐너는 반사된 빛의 무늬를 다시 숫자로 바꾸어요. 손전등으로 모스 부호를 읽는 것과 비슷하지요. 0부터 9까지 각각의 숫자에는 자기만의 줄무늬 무늬가 있어요. 5는 7과 다르게 보이고, 3은 9와 다르게 보이지요. 스캐너는 깜박이는 빛을 해독해요. "아하! 이건 036000291452야."
이제 똑똑한 부분이 나와요. 스캐너는 그 ID 번호를 가게의 메인 컴퓨터로 보내요. 모든 계산대와 연결되어 있고, 가게 어딘가의 뒷방에서 윙윙 돌아가는 컴퓨터 말이에요. 컴퓨터는 그 번호를 거대한 데이터베이스에서 찾아봐요. 그 가게에서 파는 모든 상품의 목록이지요.
데이터베이스는 전화번호부 같아요. 초콜릿 바의 번호가 이름이고, 그 옆에는 모든 정보가 적혀 있어요. "초콜릿 바, 4번 통로, 재고 32개… 그리고 가격은 $1.29." 컴퓨터는 눈 깜짝할 사이에 딱 맞는 항목을 찾아내요.
컴퓨터는 가격을 다시 계산대 화면으로 보내요. 삑, $1.29가 나타납니다. 바코드는 가격을 알고 있었던 게 아니에요. 바코드는 그저 질문이었어요. 컴퓨터는 줄곧 답을 가지고 있었고, 전자 전화번호부 안에서 누군가 물어봐 주기를 기다리고 있었지요.
그러니 삑 소리를 들을 때마다, 여러분은 대화를 보고 있는 거예요. 스캐너가 "이건 누구지?" 하고 묻고, 컴퓨터가 "그건 초콜릿 바야. 오늘 가격은 $1.29야." 하고 대답하는 거지요. 줄무늬는 스캐너가 그 질문을 소리 내어 읽는 방법일 뿐이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