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물의 마술

버튼을 누르면 상자가 웅웅 소리를 내고, 30초 뒤에는 수프에서 김이 모락모락 납니다. 불꽃도, 빨갛게 달아오른 코일도, 번거로움도 없지요. 그럼 그 웅웅거리는 작은 상자 안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첫 번째 놀라운 사실은 이거예요. 전자레인지는 사실 음식을 데우는 게 아니에요. 음식 속의 물을 데우지요. 그리고 우리가 먹는 거의 모든 것, 수프, 피자, 남은 밥은 속으로는 몰래 물을 듬뿍 머금고 있답니다.

그 비밀을 이해하려면 물 분자를 만나 보세요. 물 분자 하나하나는 아주 작고 살짝 기울어진 모양이에요. 한쪽 끝은 조금 양전기, 다른 쪽 끝은 조금 음전기를 띠지요. 아주 작은 자석을 떠올려 보세요. 너무 작아서 물 한 방울 속에 수십억 개나 숨어 있을 수 있는 자석 말이에요.

이제 이 이야기의 주인공, 마이크로파가 등장합니다. 마이크로파는 눈에 보이지 않는 파동의 한 종류로, 빛과 라디오의 친척이에요. 그리고 그런 파동들이 모두 그렇듯, 아주 작은 전기의 밀어내는 힘을 품고 있어서 그 힘이 앞뒤로 아주아주 빠르게 뒤집힌답니다.

전자레인지 안에서는 마그네트론이라는 부품이 이 파동들을 만들어 안쪽 공간을 가득 채웁니다. 파동들은 매초 수십억 번씩 그 밀어내는 힘을 뒤집어요. 문 뒤에서 웅웅거리는 엔진이 바로 이것이지요.

바로 여기서 모든 것이 딱 맞아떨어져요. 뒤집히는 파동들이 작은 물 분자들을 붙잡고 휙, 홱, 휙, 홱 돌려서 줄을 맞추려고 합니다. 물 분자들은 매초 수십억 번씩 앞뒤로 비틀려요. 마치 경기장에서 사람들이 열광하며 환호하고 몸을 돌리는 것처럼요.

그리고 그 정신없이 비틀리는 움직임이 바로... 열이에요. 열이란 분자들이 흔들리는 것일 뿐이랍니다. 분자들이 더 빨리 부딪치고 흔들릴수록 음식은 더 뜨겁게 느껴져요. 그래서 수프는 자기 안의 물이 빙글빙글 도는 힘으로 따뜻해지는 거예요.

그래서 전자레인지가 그렇게 빠른 거예요. 스토브는 냄비를 데우고, 냄비는 수프의 바닥을 데우고, 열은 천천히 안쪽으로 기어 들어갑니다. 전자레인지는 그 줄을 건너뛰어요. 파동이 음식 곳곳의 물에 한꺼번에 닿거든요.

이것은 수수께끼 같은 일들도 설명해 줍니다. 마른 접시는 차갑게 남아요. 돌릴 물이 없으니까요. 핫 포켓의 가운데가 혀를 데이게 하는 건, 그곳에 물이 숨어 있었기 때문이에요. 전자레인지는 온도에 직접 손댄 적이 없어요. 그저 물에게 춤을 추자고 한 것뿐이지요.

그러니 다음에 그 상자가 웅웅 소리를 내고 저녁밥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면, 여러분은 그 비밀을 알게 될 거예요. 그 안에는 불이 없답니다. 그저 작은 물 분자들로 가득한 방이 있을 뿐이에요. 점심을 먹기 30초 전, 온 마음을 다해 빙글빙글 돌고 있는 물 분자들 말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