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마술사

납작하고 창백하던 케이크 반죽이 오븐에 들어갔다가, 부드럽고 작은 구멍이 가득한 채 높고 당당하게 나옵니다. 반죽이 부풀어 올랐어요. 하지만 아무도 빨대로 바람을 불어넣은 것은 아니에요. 그렇다면 누가 안에서부터 부풀린 걸까요? 정답은 찬장 속에 숨어 있는 아주 작은 거품 마술사, 바로 베이킹소다랍니다.

케이크 속의 그 부드러운 구멍들이 진짜 비밀이에요. 사실 케이크는 ‘올라간다’기보다 갇힌 기체 거품으로 가득 차는 거예요. 그 거품들을 그대로 구워 굳히면 작은 공기 주머니가 남지요. 거품이 많을수록 속살은 더 가볍고 폭신해져요. 그러니 모든 비법은 간단해요. 기체 거품을 만들고, 바로 반죽 안에서 만들면 되는 거예요.

베이킹소다는 긴 공식 이름을 가진 한 가지 재료예요. 바로 탄산수소나트륨이지요. 안에 기체가 갇혀 있고, 풀려나기를 기다리는 작은 꾸러미라고 생각해 보세요. 그 기체는 이산화탄소예요. 탄산음료를 톡톡 쏘게 만들고, 우리가 숨을 내쉴 때 나오는 바로 그 기체랍니다. 하지만 그 꾸러미는 혼자서는 톡 열리지 않아요. 짝이 필요하지요.

그 짝은 산이에요. 요리에서 ‘산’은 조금 신맛이 나는 것을 말해요. 버터밀크, 요구르트, 레몬즙, 식초, 코코아 같은 것들이지요. 베이킹소다가 산을 만나면 둘은 반응을 일으켜요. 그러면 이산화탄소 기체가 보글보글 나와요. 아마 전에 본 적이 있을 거예요. 식초에 베이킹소다를 넣고 저으면 컵 전체가 작은 화산처럼 거품으로 부풀어 오르지요.

이제 바로 그 보글거림이 반죽 안 곳곳에서 한꺼번에 일어난다고 상상해 보세요. 끈적한 반죽 전체에 아주 작은 이산화탄소 거품들이 톡톡 생겨나요. 반죽은 걸쭉하고 잘 늘어나서, 젤리가 공기를 붙잡듯 거품들을 붙잡기 때문에 거품은 쉽게 빠져나가지 못해요. 그릇 전체가 눈에 보이지도 않는 거품들로 조용히 가득 차지요.

그다음에는 오븐 차례예요. 열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지요. 따뜻해진 기체는 더 넓은 공간을 원해서, 갇혀 있던 거품 하나하나가 부풀며 바깥쪽으로 밀어내요. 부드럽고 잘 늘어나는 반죽도 거품을 따라 위로, 또 위로 올라갑니다. 풍선이 따뜻해지면 커지는 것과 같은 이유예요. 안의 기체가 퍼지면서 벽을 밀어내는 거지요.

하지만 거품들이 반죽을 영원히 받쳐 줄 수는 없어요. 그러면 그냥 터져서 반죽이 꺼지고 말 테니까요. 그래서 열은 또 한 가지 영리한 일을 해요. 잘 늘어나던 반죽을 단단한 케이크로 굳혀서, 그 모든 거품을 제자리에 얼리듯 붙잡아 두는 거예요. 부풀어 오른 모양이 그대로 남게 되지요. 그래서 다 구워진 케이크는 식은 뒤에도 높이를 유지한답니다.

빵도 베이킹소다를 쓸 수 있어요. 그래서 소다 브레드나 바나나 브레드 같은 퀵 브레드는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부풀어 오르지요. (이스트 빵은 더 느리게 움직이는 살아 있는 거품 만드는 친구를 쓰지만, 그건 또 다른 날의 이야기예요.) 어느 쪽이든 비법은 같아요. 기체를 가두고, 구워서 굳히고, 구멍을 남기는 거랍니다.

그러니 다음에 케이크가 오븐에 들어갈 때보다 더 높이 솟아 나온다면, 여러분은 진실을 알게 될 거예요. 아무도 바람을 불어넣지 않았어요. 하얀 가루 한 숟가락이 신맛 한 방울을 만나 조용한 거품 파티를 열었고, 오븐은 그 모든 거품을 딱 현장에서 붙잡아 그대로 머물게 한 것뿐이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