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들의 손잡기

주위를 둘러보세요. 손에 든 전화기, 방 건너편의 창문, 서랍 속의 숟가락은 모두 완전히 다르게 느껴져요. 하지만 이들이 함께 지닌 비밀이 있어요. 하나하나가 모두 똑같이 아주 작은 레고 블록들로 만들어졌다는 거예요. 우리는 그 블록들을 원자라고 불러요. 플라스틱, 금속, 유리의 모든 비밀은 어떤 원자들이 어떻게 손을 잡고 있느냐에 달려 있답니다.

원자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작아요. 이 글자 i의 점 속에도 수백만 개가 숨어 있을 수 있죠. 원자마다 저마다의 성격이 있어요. 어떤 원자는 이웃을 꼭 붙잡기 좋아하고, 어떤 원자는 이리저리 미끄러지기를 좋아하고, 어떤 원자는 딱딱한 무늬로 딱 맞물려요. 원자들의 성격이 우리가 구부러지는 것, 반짝이는 것, 속이 비쳐 보이는 것 중 무엇을 얻게 될지 정한답니다.

먼저 금속부터 시작해 볼까요? 금속은 친근한 친구 같거든요. 금속 원자들은 병 속의 구슬처럼 빽빽하게 모여 있고, 그 사이에서 느슨하게 돌아다니는 전자들의 웅덩이를 기꺼이 함께 나눠 써요. 금속 숟가락이 차갑고 반짝이며 전기를 아주 잘 통하게 하는 까닭이 바로 그 떠돌이 전자들 때문이에요. 전자들이 자유롭게 이리저리 달려 다닐 수 있거든요.

금속 원자들은 딱딱한 한 자리에 꼼짝없이 갇혀 있지 않아서, 두드리고 구부려도 전체가 뚝 부러지지 않아요. 원자들이 서로 미끄러져 지나간 뒤 새로운 배열로 자리를 잡을 뿐이죠. 그래서 대장장이는 달아오른 막대를 말굽 모양으로 만들 수 있고, 종이 클립은 산산이 부서지는 대신 휘어지는 거예요.

이제 유리예요. 유리는 평범한 모래에서 시작해요. 모래는 대부분 규소 원자와 산소 원자로 이루어진 작은 결정들이랍니다. 그 모래를 두껍고 빛나는 끈적한 덩어리가 될 때까지 뜨겁게 녹인 다음, 빠르게 식혀요. 그러면 원자들이 가지런한 무늬로 줄을 서기도 전에 그 자리에 얼어붙어 버려요. 마치 액체의 한순간을 멈춰 놓은 것처럼 뒤죽박죽 갇히는 거죠.

쏟아지는 중간에 얼어붙은 그 뒤죽박죽한 모습 때문에 유리는 단단하면서도 속이 비쳐 보여요. 빛은 가지런한 줄에 튕겨 나가지 않고 원자들 사이를 곧장 지나가서, 창문 너머를 바로 볼 수 있죠. 그리고 원자들이 뻣뻣하게 엉킨 채 갇혀 있기 때문에 유리는 금속처럼 휘어지지 않아요. 너무 세게 밀면 대신 금이 가요.

마지막은 플라스틱, 바로 변신의 달인이에요. 플라스틱의 원자들, 대부분 탄소와 수소는 익힌 스파게티처럼 길고 잘 휘어지는 사슬로 이어져요. 사슬 하나가 수천 개의 원자로 이루어질 수도 있답니다. 이런 국수 같은 사슬 수십억 개가 서로 엉키면 가볍고, 모양을 만들 만큼 부드럽지만, 점심을 담을 만큼 튼튼한 것이 만들어져요.

대부분의 플라스틱은 땅속 깊은 곳에서 퍼 올린 석유에서 시작해요. 석유 자체는 아주 먼 옛날의 식물들과 작은 바다 생물들이 수백만 년 동안 눌려 만들어진 것이죠. 공장에서는 그 긴 사슬들을 녹여서 병, 장난감, 의자 모양의 틀에 부을 수 있어요. 똑같은 국수 같은 원자들이 끝없이 다른 모양으로 변하는 거랍니다.

그러니까 이것이 모든 비밀이에요. 금속은 돌아다니는 불꽃을 함께 나누는 구슬들. 유리는 속이 비쳐 보이는 얼어붙은 액체의 뒤죽박죽. 플라스틱은 길고 잘 휘어지는 사슬들의 엉킴. 완전히 다른 세 가지 느낌이지만, 모두 같은 종류의 아주 작은 레고 블록들로 만들어졌고, 다만 세 가지 다른 방식으로 손을 잡고 있을 뿐이에요.

다음에 유리컵으로 한 모금 마시거나, 숟가락을 빙글 돌리거나, 병을 꼭 쥘 때, 그 안의 원자들에게 살짝 고개를 끄덕여 보세요. 원자들은 그동안 조용히 손을 잡고 있었답니다. 그리고 그들이 잡고 있는 방식이 바로 여러분의 온 세상에 이렇게 많은 멋진 질감이 있는 이유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