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파도의 여행자들
스위치를 켜면 스피커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와요. 동네 건너편의 뉴스, 바다 건너편의 음악이 바로 지금도 여러분 주위의 공기를 타고 오고 있지요. 하지만 그 공기 속으로 손을 휘저어 보아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요. 그렇다면 전파란 정확히 무엇이고, 어떻게 노래를 실어 나르는 걸까요?
더 쉬운 것부터 생각해 봐요. 연못에 조약돌을 떨어뜨려 보세요. 물결이 둥글게 바깥으로 퍼져 나가요. 물속을 움직이는 에너지의 파도이지요. 물 자체가 연못 가장자리까지 가는 것은 아니에요. 물 한 부분 한 부분이 위아래로 살짝 흔들리며 옆의 물에게 파도를 넘겨줄 뿐이에요. 전파도 같은 방식으로 움직여요. 다만 볼 수 없는 것, 바로 온 우주 공간을 채우고 있는 전자기장 속의 물결이라는 점이 다르지요.
전자기장은 어디에나 있어요. 냉장고에 자석이 붙게 하고, 풍선을 문질렀을 때 머리카락이 곤두서게 하는 것도 전자기장이에요. 전파는 이런 장들이 앞뒤로 출렁이며 1초에 수백만 번씩 진동하고, 빛의 속도로 바깥으로 퍼져 나가는 것이랍니다. 여러분의 라디오 안테나는 바다 위의 부표가 파도를 받듯이 이 물결을 받아요.
하지만 순수한 전파는 조용해요. 메시지가 들어 있지 않은, 일정한 에너지의 윙윙거림일 뿐이지요. 소리를 실어 나르려면 어떻게든 전파를 바꾸어 그 안에 정보를 담아야 해요. 모스 부호를 떠올려 보세요. 톡톡톡, 쉬고, 톡. 두드리는 무늬가 뜻을 전하지요. 라디오도 같은 방식이에요. 다만 멈춤 대신 전파 자체를 흔들어 주는 거예요.
두 가지 중요한 방법이 있어요. AM 라디오, 즉 진폭 변조는 소리에 맞는 무늬로 전파를 더 높게, 더 낮게 만들어요. 일정한 박자로 트램펄린에서 뛰고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어떤 때는 더 세게 밀어 더 높이 뛰고, 어떤 때는 더 약하게 밀어 더 낮게 뛰는 거예요. 그 높이의 변화가 바로 메시지랍니다.
FM 라디오, 즉 주파수 변조는 전파의 높이는 그대로 두고 물결을 빠르게 했다가 느리게 해요. 페달을 밟는 힘은 그대로 두면서 자전거 페달을 더 빠르게, 더 느리게 돌리는 것과 비슷하지요. 그 속도의 변화가 메시지예요. FM은 잡음을 더 잘 이겨 내기 때문에, 자동차 라디오에서 FM 대역 소리가 더 깨끗하게 들리는 거랍니다.
라디오 방송국에서는 마이크가 여러분의 목소리를 전기 신호로 바꾸어요. 오르락내리락하는 아주 작은 전압의 무늬이지요. 송신기는 그 무늬를 이용해 강한 전파를 흔들고, 안테나를 통해 바깥으로 보내요. 전파는 사방으로 퍼져 언덕과 도시를 지나, 마침내 여러분의 안테나에 닿아요.
여러분의 라디오는 그 흔들리는 전파를 붙잡고, 그 안에서 무늬를 꺼내요. 오르내림이든, 속도의 변화든 말이지요. 그리고 그것을 다시 전기 신호로 바꾸어요. 그 신호가 스피커 콘을 안팎으로 밀고, 스피커 콘이 공기를 밀고, 공기가 여러분의 고막을 밀어요. 그러면 음악이 들리는 거예요. 전파는 배달 트럭일 뿐이고, 소리는 처음부터 그 흔들림 안에 타고 있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