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의 긴 숨

화산은 평범한 산처럼 보여요. 어느 날 목청을 가다듬기로 마음먹기 전까지는요. 그럼 그 두꺼운 바위 아래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살짝 알려 주자면, 그곳은 지구만의 부엌이고, 불은 아주 오랫동안 켜져 있었답니다.

아주 깊은 곳에서 시작해 봐요. 땅속 깊은 곳은 바위가 녹을 만큼 뜨거워요. 이렇게 녹은 바위에는 이름이 있어요. 바로 마그마예요. 마그마는 너무 뜨거워져서 촛불 가까이에 둔 양초 막대처럼 끈적하게 흐물흐물해진 바위라고 보면 돼요.

마그마에게는 비밀스러운 버릇이 있어요. 바로 떠오르는 거예요. 뜨겁게 녹은 바위는 주변을 꽉 채운 차갑고 단단한 바위보다 가벼워요. 그래서 마그마는 무거운 것 속에 있는 가벼운 것이 그러하듯 위로 올라가요. 아주 천천히, 끈질기게 길을 밀고 올라가지요.

마그마는 올라가면서 마그마 방이라고 부르는 커다란 지하 주머니에 모여요. 산 아래에서 천천히 부풀어 오르는 풍선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마그마가 더 많이 들어올수록 안은 더 붐비고 더 꽉 눌리게 돼요.

여기서 몰래 숨어 있는 부분이 있어요. 마그마 속에는 기체가 가득해요. 그 안에는 수증기나 이산화 탄소 같은 것들의 거품이 갇혀 있지요. 마그마가 깊은 곳에서 꽉 눌려 있는 동안에는 압력이 그 거품들을 아주 작고 조용하게 붙잡아 둬요. 아직 따지 않은 탄산음료 병 속의 톡톡거림처럼요.

이제 압력이 점점 쌓이고 또 쌓여요. 산도 참을 수 있는 양에는 한계가 있어서, 결국 무언가가 버티지 못하게 돼요. 틈이 열려요. 그리고 바로 그 순간, 모든 것이 아주 빠르게 달라져요.

틈이 열리면 압력이 낮아져요. 그러면 그 작던 기체 거품들이 갑자기 한꺼번에 크게 부풀어 올라요. 탄산음료를 흔들고 뚜껑을 땄을 때와 똑같은 일이 벌어지는 거예요. 기체가 확 빠져나오면서 모든 것을 함께 밀어내지요. 팽창하는 기체가 마그마를 곧장 위로, 밖으로 터뜨려 보내요.

그리고 그것이 바로 분출이에요. 밖의 공기 속으로 터져 나온 마그마는 완전히 새로운 이름을 얻어요. 바로 용암이에요. 어떤 화산은 빛나는 용암 강을 천천히 흘려보내요. 또 어떤 화산은 더 걸쭉하고 기체가 많은 마그마를 품고 있다가 재와 수증기를 거대한 후우웅 소리와 함께 터뜨려요. _안에 든 재료_가 어떤 모습을 보여 줄지 정한답니다.

그러고는 조용히 끝나요. 압력은 다 빠지고, 기체도 사라지고, 산은 다시 잠에 들어요. 여러 해가 지나면 용암은 식어서 단단한 바위가 되고, 그 위에는 새 흙이 기름지고 푸르게 자라나요. 그러니 화산은 사실 화가 난 것이 아니에요. 아주 오랫동안 참고 있던 길고 느린 숨을 지구가 내쉬는 것뿐이지요.

그 아래에서는 부엌이 결코 완전히 문을 닫지 않아요. 깊은 곳에서는 마그마가 벌써 다시 모이고 있어요. 언제나 그랬듯이, 천천히, 참을성 있게요. 충분한 시간이 지나면, 산은 다시 한 번 목청을 가다듬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