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의 가파른 미끄럼틀

별들 사이의 어둠 속에는 빛조차 떠날 수 없는 아주 이상한 곳들이 있어요. 우리는 그곳을 블랙홀이라고 불러요. 블랙홀은 빠져나갈 구멍도 아니고, 은하계를 돌아다니는 우주의 진공청소기도 아니에요. 그저 중력이 완전히, 말도 안 되게 지나쳐 버린 자리일 뿐이죠.

블랙홀을 이해하려면, 더 쉬운 것부터 시작해 봐요. 트램펄린 말이에요. 가운데에 무거운 공을 올려놓으면 표면이 움푹 내려가요. 그 근처에서 구슬을 굴리면 구슬은 움푹한 곳을 향해 휘어져 굴러가죠. 그 움푹한 모양은 중력을 그려 보는 살짝 영리한 방법이에요. 무거운 물체는 자기 주변의 공간을 휘게 만들고, 다른 모든 것은 그 휜 길을 따라가요.

이제 그 무거운 공의 무게는 그대로 둔 채, 점점 더 작게 압축한다고 상상해 보세요. 똑같이 무겁지만 크기는 아주 작아지는 거예요. 트램펄린의 움푹한 곳은 깔때기처럼 더 가파르고 더 깊어져요. 같은 양을 더 좁은 공간에 꽉꽉 담을수록, 그 주변의 경사는 더 날카로워지죠.

블랙홀은 물질을 터무니없을 만큼 극단적으로 압축할 때 생겨요. 거대한 별이 연료를 다 써 버리고 무너져 내리면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면 엄청난 양의 질량이 믿기 어려울 만큼 작은 한 점으로 짓눌리죠. 움푹한 곳은 너무 가파른 절벽이 되어, 가까이 있는 것은 아무것도 다시 기어 올라올 수 없어요.

이제 정말 놀라운 부분이에요. 어떤 물체의 중력에서 벗어나려면 충분한 속도가 필요해요. 지구의 ‘탈출 속도’는 초속 약 11킬로미터예요. 로켓이 그만큼 빠르면 우주로 날아가 버릴 수 있죠. 블랙홀 주변에서는 중력이 너무 강해서 탈출 속도가 점점 더 높아지다가, 마침내 세상에서 가장 빠른 속도에 이르게 돼요.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빠른 속도는 바로 빛의 속도예요. 온 우주에서 빛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없어요. 그러니 빠져나가기 위해 빛보다 더 빨라야 하는 곳에 이른다면, 음, 그건 불가능하죠. 빛조차도 못 해요. 그 보이지 않는 경계에는 이름이 있어요. 바로 사건의 지평선, 돌아올 수 없는 지점이에요.

그래서 블랙홀은 검게 보여요. 사건의 지평선을 지나 들어간 빛은 우리 눈으로 다시 돌아올 수 없어서, 볼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거든요. 그저 둥근 ‘아무것도 없음’의 조각처럼 보일 뿐이에요. 무언가 으스스한 것으로 가득 차 있어서 어두운 게 아니에요. 들어간 모든 것이 그대로 안에 머물기 때문에 어두운 거예요.

하지만 블랙홀이 보이지 않는 말썽꾸러기인 것은 아니에요. 블랙홀을 향해 소용돌이치며 다가가는 가스와 먼지는 압축되고 뜨거워져 활활 빛나고, 온 은하보다 더 밝게 빛날 수 있는 빛나는 소용돌이를 만들어요. 그래서 우리는 바람을 알아차리는 것처럼 블랙홀을 찾아요. 직접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주변의 모든 것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면서요.

그러니 블랙홀은 괴물도 아니고 터널도 아니에요. 그저 중력이 가장 극단적인 모습이 된 거예요. 아주 작은 공간에 너무 많은 것이 꽉 들어차 있어서, 그 주변의 경사가 절대 놓아주지 않는 것이죠. 우리가 아는 가장 빠른 것인 빛이 그 가장자리에 도착해요. 그리고 이번만큼은, 자신조차 충분히 빠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죠.

다음에 트램펄린에서 뛸 때는, 손으로 가운데를 눌러 보고 어떻게 움푹 들어가는지 살펴보세요. 여러분은 하늘에서 가장 이상한 것을 보여 주는 작은 모형을 손에 쥐고 있는 거예요. 움푹한 곳이 절벽이 되어 버리고, 빛조차 집에 머물기로 한 그런 곳 말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