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몸속 요리책

네 몸에 설명서가 딸려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도서관 하나를 가득 채울 만큼 두꺼운 요리책 말이에요. 그 안에는 너의 모든 부분을 만드는 요리법이 들어 있어요. 눈, 뼈, 머리카락의 곱슬거림까지요. 유전자는 그 책 속의 요리법 하나일 뿐이에요. 비밀은 바로 그게 전부예요. 이제 우리는 그 책의 모든 페이지를 하나하나 맛볼 거예요.

먼저, 그 요리책은 어디에 살고 있을까요? 네 몸의 거의 모든 세포 안에는 핵이라고 부르는 작은 조종실이 있고, 그 안에 DNA라는 길고 꼬인 사다리가 들어 있어요. 그것은 벽장 안에 둥글게 감아 둔 소방 호스처럼, 좁은 곳에 들어가도록 단단히 감겨 있지요. 세포 하나의 DNA를 쭉 펼치면 길이가 약 2미터나 돼요. 먼지 한 톨보다 작은 공간 안에 접혀 있는데도요.

이제 그 사다리를 가까이 들여다보세요. 가로대 하나하나는 작은 화학 물질 조각 두 개가 짝을 이룬 것이고, 종류는 딱 네 가지뿐이에요. 과학자들은 그것들을 A, T, C, G라고 불러요. 그게 전부예요. 단 네 글자가 특정한 순서로 수십억 번 반복되는 거예요. 바로 그 순서가 핵심이에요. 같은 알파벳으로 "stop"도 쓰고 "pots"도 쓰는 것처럼, 같은 네 글자가 모든 생명체를 써 내려가요.

유전자는 그 글자 줄이 충분히 길게 이어져 하나의 지시를 써 놓은 부분일 뿐이에요. 어떤 유전자는 "눈을 갈색으로 물들이는 물질을 만들어."라고 말할 수도 있어요. 또 어떤 유전자는 "근육 한 조각을 만들어."라고 말할 수도 있지요. 그 요리책은 하나의 거대한 요리법이 아니에요. DNA를 따라 짧은 요리법 수천 개가 차례차례 줄지어 있는 거랍니다.

그런데 요리법은 실제로 무엇을 만들까요? 대부분은 단백질을 만들어요. 단백질은 몸속의 아주 작은 일꾼이자 벽돌 같은 재료예요. 피부를 만들고, 혈액 속에서 산소를 나르며, 음식을 네 몸이 쓸 수 있는 조각들로 잘라 줘요. 유전자는 요리법이고, 단백질은 부엌에서 나온 요리예요. 유전자가 명령을 내리고, 단백질이 일을 하지요.

영리한 점은 바로 이거예요. 요리법은 절대 도서관을 떠나지 않아요. 대신 세포는 필요한 유전자 하나만 재빨리 베껴요. 딱 한 가지 요리법을 붙임쪽지에 적어 두는 것처럼요. 그 사본은 세포의 부엌으로 나가고, 그곳에서 기계들이 그것을 읽으며 구슬 하나하나를 꿰듯 단백질을 조립해요. 원본은 다음을 위해 안전하고 얼룩지지 않은 채 남아 있답니다.

너는 거의 모든 유전자를 두 벌씩 갖고 있어요. 하나는 엄마에게서, 하나는 아빠에게서 온 것이죠. 그래서 엄마의 미소와 아빠의 고집 센 머리 가마를 닮았을 수도 있어요. 새로운 생명이 시작될 때, 요리법들은 섞여서 새 카드 패처럼 나누어져요. 그렇게 섞이기 때문에 일란성 쌍둥이를 빼고는 어떤 두 사람도 완전히 똑같은 요리책을 갖고 있지 않답니다.

가끔 요리법이 복사될 때 아주 작은 오타가 생겨요. 글자 하나가 바뀌는 거죠. 대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아요. 때로는 눈 색깔처럼 작은 것이 달라지기도 해요. 그리고 수백만 년이 흐르는 동안, 바로 이런 작은 차이들이 생명체가 천천히 변하고 새로운 터전에 맞춰 살아가게 해 줘요. 그 오타들은 무서워해야 할 실수가 아니에요. 생명이 새로운 맛을 계속 만들어 내는 방법이랍니다.

그러니까 유전자는 네 몸속 요리책에 들어 있는 요리법 하나예요. 네 글자로 쓰여 있고, 돌돌 감긴 사다리에 저장되며, 필요할 때 복사되고, 네 몸 전체를 만들고 움직이게 하는 단백질로 요리되지요. 이런 요리법 수십억 개가 함께 일하며 조용히 너를... 너답게 만들어요. 네가 한 번도 읽을 필요가 없었던 책치고는 꽤 대단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