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골의 껑충 뛰기

옛날에 한 수학자가 아홉 살 조카에게 정말 어마어마한 수의 이름을 지어 보라고 했어요. 소년은 열심히 생각하고, 얼굴을 잔뜩 찡그리더니, 아주 우스꽝스럽고 멋진 말을 불쑥 내뱉었어요. "구골." 그렇게 해서 진짜 숫자 하나가 아이가 지어 낸 이름을 갖게 되었답니다.

그럼 구골은 과연 무엇일까요? 1 뒤에 0이 백 개 붙은 수예요. 0이 열 개도 아니고, 스무 개도 아니에요. 백 개가 줄지어 행진하는 거죠. 1초에 0을 하나씩 쓴다면, 2분도 안 되어 다 쓸 수 있어요. 쉽죠. 하지만 그 숫자 자체는 결코 작지 않답니다.

구골이 얼마나 큰지 느껴 보려면, 여러 가지를 세어 보세요. 지구의 모든 해변에 있는 모래알을 모두 세어 보세요. 우리가 볼 수 있는 모든 은하의 별을 모두 세어 보세요. 그것들을 전부 더해도, 아직 구골에는 한참 못 미쳐요. 구골은 관측 가능한 우주 전체의 원자 수보다도 훨씬, 훨씬 더 크답니다.

거대한 수를 다루기 쉽게 만드는 비결은 바로 이것이에요. 새로 붙는 0 하나하나는 조금만 더하는 것이 아니에요. 전체를 10배로 만드는 거예요. 그래서 수는 걸어서 자라지 않아요. 껑충껑충 뛰며 자라죠. 10은 100이 되고, 100은 1000이 돼요. 뛸 때마다 지난번보다 열 배 더 높아진답니다.

이렇게 뛰어오르는 것에는 이름이 있어요. 바로 10의 거듭제곱이에요. 구골은 "10의 100제곱"이라고 써요. 10을 자기 자신과 백 번 곱한다는 뜻이죠. 0을 백 개나 끄적이는 대신, 그 개수를 세어 주는 작은 숫자를 위쪽에 살짝 올려 쓰는 거예요. 수학자들은 좋은 지름길을 참 좋아한답니다.

그런데 구골의 이름을 지은 그 소년은 거기서 끝내지 않았어요. 그는 "구골플렉스"라는 더 큰 괴물 같은 수도 만들어 냈죠. 이것은 1 뒤에 구골 개의 0이 붙은 수예요. 온 우주를 종이로 쓴다 해도 이 수를 다 적을 수는 없어요. 어디에도 충분한 공간도, 충분한 시간도 없거든요.

하지만 잠깐, 큰 수에는 이미 백만이나 십억 같은 이름이 있지 않나요? 맞아요! 그리고 그 이름들은 규칙을 따라요. 백만은 1 뒤에 0이 여섯 개 붙은 수예요. 그보다 더 큰 이름들, 십억, 조, 천조는 0을 세 개씩 더하고, 다음 순서를 나타내는 라틴어 말을 빌려 와요. 이름들은 깔끔하고 예측 가능한 걸음으로 위로 행진한답니다.

그러니 터무니없이 큰 수에 이름을 붙이는 비밀은 이것이에요. 0을 하나하나 세지 않는 거예요. 뛰어오른 횟수를 세는 거죠. 10의 거듭제곱은 절망스러운 0의 벽을 작고 차분한 지수 하나로 바꾸어 줘요. 그래서 우주보다도 큰 수가 냅킨 뒷면에 말끔히 들어갈 수 있답니다.

그리고 가장 멋진 점은요? 가장 큰 수란 없다는 거예요. 어떤 거대한 수를 말하든, 언제나 1을 더할 수 있고, 0을 하나 더 붙일 수도 있어요. 그러면 그 수는 또다시 껑충 뛰어오르죠. 그 소년은 우리에게 구골을 선물했어요. 하지만 숫자의 계단은 영원히 올라가요. 장난스럽게 한 번씩 껑충 뛰면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