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문

전등 스위치를 딸깍 켜면 전기가 전선을 타고 쌩 달려가요. 그런데 휴대폰 속의 그 작은 스위치는 전기가 어느 길로 가야 할지 어떻게 정할까요? 답은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물질 속에 숨어 있어요. 바로 반도체예요.

대부분의 물질은 한쪽 편을 들어요. 구리 같은 금속은 훌륭한 도체라서, 활짝 열린 파이프 속 물처럼 전기가 잘 흘러요. 고무와 플라스틱은 절연체라서, 콘크리트로 막아 둔 파이프처럼 전기가 전혀 지나가지 못해요.

반도체는 바로 그 중간에 있어요. 문이 달린 파이프 같지요. 어떤 때는 전기를 지나가게 하고, 어떤 때는 막아요. 실리콘은 우리가 가장 많이 쓰는 반도체예요. 해변의 모래를 잘 정제하면 얻을 수 있는 물질이지요.

비밀은 이거예요. 순수한 실리콘은 전기를 거의 통하지 못해요. 그래서 엔지니어들은 아주 작은 양의 다른 원자를 넣어요. 이 과정을 도핑이라고 해요. 그러면 실리콘에 여분의 전자(음전하)가 생기거나, 정공이라고 부르는 빠진 전자 자리(양전하)가 생겨요. 이제 두 가지 종류가 생긴 거예요. N형과 P형이지요.

N형과 P형 실리콘을 함께 쌓으면 다이오드를 만든 거예요. 다이오드는 전기를 한쪽으로만 지나가게 하는 문이에요. 전자는 N에서 P로 흐를 수 있지만, 거꾸로는 흐르지 못해요. 한 방향으로만 열리는 문 같아요.

세 번째 층을 더해서 N-P-N이나 P-N-P로 만들면 트랜지스터가 돼요. 트랜지스터는 모든 컴퓨터 칩의 심장이에요. 가운데 층에 아주 작은 전압을 걸면 스위치처럼 작동해서, 트랜지스터 전체를 10억분의 1초 만에 켜거나 꺼요.

현대의 칩은 손톱보다 작은 표면에 이런 트랜지스터를 수십억 개나 담아요. 하나하나가 현미경으로 봐야 할 만큼 작은 문지기처럼, 1초에 수백만 번 켜졌다 꺼졌다 해요. 바로 그 작은 스위치들이 모든 생각하는 일을 해요. 앱을 실행하고, 사진을 기억하고, 영상을 스트리밍하지요.

그래서 반도체는 마법이 아니에요. 우리가 마음을 바꾸도록 가르친 물질이지요. 아주 작은 전압을 주면, 전기를 지나가게 할지 말지 결정해요. 그런 결정을 수십억 개나 빠르게 이어 붙이면, 주머니 속 휴대폰이 온 세상과 이야기할 수 있게 되는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