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밤 불빛
밤에 해변을 걷고 있는데 파도가 전기빛 파란색으로 빛나기 시작해요. 물에 손을 첨벙 넣자, 누군가 바다에 작은 야광봉 백만 개를 쏟아 놓은 것처럼 반짝입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그 빛은 와편모류라고 불리는 수백만 마리의 아주 작은 생명체에게서 나와요. 와편모류는 현미경이 있어야 하나를 볼 수 있을 만큼 작은 단세포 플랑크톤이지요. 낮에는 보이지 않은 채 수십억 마리가 물속에 떠 있다가, 밤에 무언가가 건드리면 빛을 냅니다.
와편모류 하나하나의 안에는 루시페린이라는 화학 물질이 있어요. 이 말은 빛을 가져오는 존재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왔지요. 이 생물이 파도나 물고기, 또는 여러분의 손에 흔들리면 루시페린이 산소와 효소와 섞이고, 펑! 차가운 빛이 나와요. 열은 없고 빛만 있지요. 다시 켜지는 야광봉 같아요.
그런데 왜 그렇게 빛을 낼까요? 과학자들은 이것이 도둑 경보기 같다고 생각해요. 작은 물고기가 와편모류를 먹으려 하면, 갑자기 번쩍이는 파란빛이 "이봐요! 여기서 뭔가가 먹고 있어요!"라고 알리는 거예요. 그러면 그 물고기를 대신 잡아먹을지도 모르는 더 큰 포식자들이 찾아오지요. 와편모류는 자기 적을 미끼로 바꾸는 셈이에요.
이 현상은 따뜻한 해안가 물에서 수십억 마리의 와편모류가 함께 크게 번성할 때에만 일어나요. 아무 데서나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요. 캘리포니아 해변, 푸에르토리코의 생물발광 만, 태국과 오스트레일리아의 일부 지역처럼 조건이 딱 맞아떨어지는 곳들이 유명해요.
와편모류만 그런 것은 아니에요. 해파리, 오징어, 깊은 바다 물고기, 심지어 어떤 박테리아와 균류도 비슷한 화학 반응으로 빛을 내요. 햇빛이 닿지 않는 깊은 바다에서는 생물의 약 80퍼센트가 자기만의 빛을 만들어요. 바다는 살아 있는 등불들로 가득하지요.
낮에도 부서지는 파도 속에서 생물발광을 볼 수 있을 때가 있어요. 와편모류가 잔뜩 모여 있어서 물이 붉은 갈색으로 보이지요. 이것을 적조라고 해요. 하지만 밤이 되면, 그 녹슨 색 같은 물이 액체 별빛으로 변신합니다.
그러니 다음에 어두운 밤 해변에서 여러분의 발 주위로 물이 빛나기 시작한다면, 이제 알 거예요. 여러분은 아주 작은 생명체들의 은하 한가운데 서 있는 거예요. 그들은 저마다 현미경으로 보일 만큼 작은 빛을 번쩍이며 "나 먹지 마!"라고 말하고 있지요. 그리고 모두 함께 바다 전체를 마법처럼 바꿔 놓는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