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뱀과 하늘의 수학
멕시코의 깊은 정글 속, 거대한 돌 피라미드가 나무들 위로 우뚝 솟아 있습니다. 이곳이 바로 치첸이트사예요. 마야 사람들이 세운 가장 장엄한 도시 가운데 하나이지요. 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곳은 힘과 과학, 신비의 중심지로 서 있었습니다.
마야 문명은 기원후 600년경부터 1200년경까지 이곳에서 번성했습니다. 마야는 단 하나의 부족이 아니었어요. 수십 개의 도시국가에 걸쳐 살던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었고, 치첸이트사는 그들의 가장 위대한 수도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농부, 천문학자, 예술가, 전사들이 모두 이곳을 집이라고 불렀지요.
중심에는 엘 카스티요, 곧 ‘성’이라 불리는 피라미드가 있습니다. 너무나 정교하게 설계되어 달력 역할도 했지요. 네 면마다 계단이 91개씩 있고, 꼭대기의 단까지 더하면 모두 365개입니다. 1년의 하루하루를 나타내는 셈이에요. 마야 사람들은 시간을 살피는 데 깊은 관심이 있었고, 그 지식을 돌 속에 그대로 새겨 넣었습니다.
해마다 두 번, 봄과 가을의 분점 때가 되면 햇빛이 피라미드의 모서리에 정확한 각도로 닿습니다. 그러면 계단 아래로 그림자가 생겨, 거대한 뱀이 하늘에서 땅으로 미끄러져 내려오는 것처럼 보이지요. 해마다 3월과 9월이면 수많은 사람들이 이 오래된 빛의 공연을 보려고 모입니다.
치첸이트사에는 메소아메리카 전체에서 가장 큰 구기장이 있었습니다. 길이가 545피트나 되는 돌 경기장에서 팀들은 축구와 농구, 그리고 훨씬 더 진지한 무언가가 섞인 경기를 했지요. 선수들은 엉덩이, 무릎, 팔꿈치만 사용해 고무공을 벽 높은 곳에 달린 돌 고리 안으로 넣으려 했습니다. 그 대가는 무엇이었을까요? 역사학자들은 아직도 토론하고 있지만, 조각들은 진 팀의 주장이 신들에게 제물로 바쳐졌을지도 모른다고 말해 줍니다.
도시의 가장자리에는 신성한 세노테라고 불리는 깊은 자연 우물이 있습니다. 어두운 물로 가득 찬 싱크홀이지요. 마야 사람들은 이곳이 그들의 저승 세계인 시발바로 통하는 문이라고 믿었고, 그 깊은 물속에 금, 비취, 도자기, 때로는 사람까지 제물로 던졌습니다. 1900년대 초 고고학자들이 그곳을 준설했을 때, 수백 년 동안 물속에 잠겨 있던 수천 점의 보물들이 올라왔습니다.
이 도시에는 엘 카라콜, 곧 ‘달팽이’라고 불리는 관측소도 있었습니다. 안쪽에 나선형 계단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마야 천문학자들은 좁은 창문 틈으로 금성, 화성, 달을 놀라울 만큼 정확하게 관찰했습니다. 그들은 일식을 예측하고, 1년의 길이를 몇 분 차이 안으로 계산했으며, 같은 시대 유럽에서 쓰던 달력보다 더 정밀한 달력을 만들었습니다.
기원후 1200년경, 치첸이트사는 알 수 없는 이유로 버려졌습니다. 가뭄 때문이었을까요, 전쟁 때문이었을까요, 정치적 붕괴 때문이었을까요? 정확한 이유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정글은 천천히 건물들을 삼켜 갔습니다. 수백 년 동안 그곳은 텅 빈 채로 있었고, 돌들은 덩굴에 덮이고 피라미드는 나무들 사이에 숨어 기다렸습니다.
1800년대에 탐험가들이 유적을 다시 발견하고 정글을 걷어 내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날 치첸이트사는 세계 신7대 불가사의 가운데 하나입니다. 해마다 수백만 명이 이곳을 찾아와 오래된 광장을 거닐고, 영웅들이 경기를 했던 구기장에 서 보고, 엘 카스티요를 올려다봅니다. 돌을 달력으로, 빛을 뱀으로 바꾼 문명을 기리는 기념물이지요.
돌들은 아직도 서서 비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해마다 두 번, 정확한 때가 되면 그림자의 뱀은 여전히 피라미드 계단을 따라 미끄러져 내려옵니다. 천 년 전 마야 사람들이 그렇게 되도록 설계한 그대로 말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