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얼음 공장

1분 전만 해도 더운 여름 오후였어요. 그런데 다음 순간, 작은 얼음 알갱이들이 쏟아진 구슬처럼 보도 위에서 통통 튀고 있어요. 그게 바로 우박이에요. 10분 전만 해도 거의 일광욕을 하는 것 같던 하늘에서 떨어지는 단단한 얼음이지요. 그렇다면 따뜻한 날에 어떻게 하늘이 우리에게 얼음을 던지게 되는 걸까요? 그 답은 아주 높고 아주 변덕스러운 구름 속 깊은 곳에 숨어 있어요.

모든 것은 뇌우 구름 속에서 시작돼요. 안개로 만든 거대한 콜리플라워처럼 하늘로 높이높이 쌓여 올라가는 그런 구름이지요. 이 구름들은 엄청나게 커서, 때로는 가장 높은 산보다도 더 높아요. 그리고 그 안의 공기는 가만히 있지 않아요. 세차게 달려가고 있답니다.

비밀 재료는 상승 기류라고 부르는 위로 부는 돌풍이에요. 보이지 않는 공기 엘리베이터가 구름 한가운데를 똑바로 치솟아 오른다고 상상해 보세요. 아주 강해서, 빗방울을 들어 올리고 떨어지지 못하게 할 만큼 힘이 세요.

비결은 이거예요. 높이 올라갈수록 공기는 더 차가워져요. 높은 폭풍 구름 꼭대기쯤은 꽁꽁 얼어붙을 만큼 추워요. 물이 얼음으로 변하는 온도보다 훨씬 낮지요. 그래서 상승 기류가 빗방울을 그곳까지 데려가면, 빗방울은 작고 단단한 얼음 알갱이로 얼어붙어요.

이제 작은 얼음 알갱이가 떨어지기 시작해요. 하지만 상승 기류가 그것을 붙잡아 다시 위로 세게 던져 올려요. 그 길에서 알갱이는 과냉각 물과 부딪쳐요. 닿기만 하면 바로 얼 준비가 된, 아주 차가운 물방울들이지요. 그 물방울들이 알갱이 위에 튀어 붙고 단단히 얼어, 새 얼음 층을 하나 더해요.

그러고는 다시 떨어져요. 그리고 상승 기류가 또 붙잡아요. 위로, 아래로, 위로, 아래로. 얼음으로 만든 요요 같아요. 오르내릴 때마다 층이 하나씩 더해져요. 사탕을 여러 번 담가서 겹겹이 만드는 것처럼요. 그 돌멩이는 한 바퀴 돌 때마다 더 통통해져요.

큰 우박을 반으로 잘라 본다면, 그동안의 여정을 모두 볼 수 있어요. 안에는 나무의 나이테 같은 고리들이 있어요. 투명한 층과 흐린 흰색 층이 함께 차곡차곡 쌓여 있지요. 고리 하나하나는 얼어붙는 높은 곳을 한 번 더 오르내렸다는 뜻이에요.

그 돌멩이는 마침내 힘센 상승 기류조차 들어 올릴 수 없을 만큼 무거워질 때까지 계속 자라요. 바로 그때 싸움에서 지는 거예요. 중력이 이기고, 엘리베이터는 더 이상 붙잡아 둘 수 없어서, 땅까지 쿵 하고 떨어져요. 상승 기류가 강할수록 더 큰 돌멩이를 들어 올릴 수 있어요. 그래서 가장 거친 폭풍이 가장 큰 우박을 만드는 거랍니다.

이제 비밀을 알겠지요. 우박은 곧장 아래로 떨어진 얼어붙은 비가 아니에요. 폭풍 속에서 몇 번이고 위아래로 던져지며 매번 새 외투를 하나씩 입은 얼음이에요. 그러다 너무 무거워지고, 마침내 하늘이 놓아 버린 것이지요.

그리고는, 정말 그렇게 순식간에 폭풍은 지나가요. 해가 다시 고개를 내밀어요. 보도 위의 얼음 구슬들은 평범한 작은 물웅덩이로 녹기 시작해요. 마치 하늘이 아무것도 던진 적 없다는 듯 조용히 시치미를 떼는 것처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