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의 바람 춤

바람 부는 날 마천루를 올려다보세요. 바람은 천 개의 손이 미는 것처럼 건물을 밀어붙입니다. 그런데 왜 블록을 쌓아 올린 탑처럼 쓰러지지 않을까요? 비밀은 건물이 바람을 모른 척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건물 안에는 맞서 싸우는 숨은 도구들이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땅속에서 시작해요. 1층을 올리기 전, 건축가들은 땅을 깊이 파고 콘크리트와 강철로 된 거대한 바닥, 즉 기초를 붓습니다. 이것을 땅에 단단히 박힌 건물의 발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건물이 더 크고 무거울수록 그 발은 더 깊이 뻗습니다. 때로는 단단한 바위까지 닿지요.

이제 뼈대입니다. 모든 마천루 안에는 강철 들보와 기둥으로 된 틀이 있고, 이것들이 볼트로 고정되고 용접되어 네모난 격자를 이룹니다. 하지만 그냥 네모는 흔들리기 쉽습니다. 한쪽 모서리를 밀면 마름모처럼 기울어지지요. 그래서 기술자들은 의자 등받이의 가로대처럼 네모 안에 대각선 버팀대를 넣습니다. 그 작은 대각선 하나가 흔들리는 네모를 바위처럼 단단한 삼각형으로 바꾸어 줍니다.

바로 한가운데에는 아주 튼튼한 척추가 있습니다. 지하실부터 지붕까지 이어지며 엘리베이터와 계단을 품고 있는 두꺼운 콘크리트 관이지요. 기술자들은 이것을 코어라고 부릅니다. 몸이 등뼈에 기대듯, 건물 전체도 이 코어에 기대고 있습니다. 바람이 바깥쪽을 밀 때, 가운데의 단단한 코어는 조용히 휘지 않으려 버팁니다.

놀라운 점은 바로 이것입니다. 마천루는 움직이도록 만들어졌어요. 높은 건물은 강한 바람 속에서 앞뒤로 부드럽게 흔들립니다. 꼭대기에서는 때로 30센티미터나 60센티미터쯤 움직이기도 해요. 그건 실수가 아닙니다. 부러지는 대신 조금 휘어지는 것이지요. 폭풍 속에서 휘어지는 나무는 살아남습니다. 갈라지는 것은 뻣뻣한 마른 가지예요.

하지만 너무 많이 흔들리면 안에 있는 사람들이 뱃멀미를 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술자들은 꼭대기 가까이에 영리한 장치를 더합니다. 바로 동조 질량 감쇠기입니다. 이것은 자유롭게 흔들릴 수 있도록 매달아 둔 아주 무거운 추예요. 때로는 거대한 강철 공이기도 하지요. 건물이 한쪽으로 기울면, 그 추는 반대쪽으로 흔들리며 건물을 다시 끌어당깁니다. 마치 당신이 넘어질 때마다 친구가 소매를 붙잡아 주는 것 같아요.

기술자들은 건물이 생기기 전부터 바람과 맞섭니다. 작은 모형을 만들어 풍동 안에 넣지요. 풍동은 거대한 선풍기처럼 공기를 세게 불어 주는 긴 상자입니다. 기술자들은 바람이 작은 탑을 어떻게 잡아당기고 비트는지 살펴본 뒤, 실제 설계를 바꾸어 돌풍을 잘 피해 가게 만듭니다. 어떤 마천루는 바람이 부딪히지 않고 둘레를 미끄러져 지나가도록 일부러 부드럽게 비틀거나 둥글게 만들어요.

그러니 마천루를 완전히 가만히 붙잡아 두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바로 그게 핵심이지요. 깊은 발이 건물을 아래로 붙잡아 줍니다. 삼각형과 콘크리트 척추가 건물을 단단하게 해 줍니다. 흔들리는 추는 흔들림을 잠재웁니다. 그리고 똑똑한 모양은 바람이 미끄러져 지나가게 해 줍니다. 이 모든 것이 함께 바람을 이기는 것이 아닙니다. 바람과 함께 춤추는 것입니다.

그러니 다음에 바람이 탑을 지나며 울부짖는다면, 건물이 기울까 봐 걱정하지 마세요. 오히려 몸을 기울여 귀를 기울여 보세요. 그 건물은 지어진 그대로 일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주 조금 휘고, 딱 알맞게 흔들리며, 끝까지 높이 서 있지요. 발은 단단하게, 발끝은 가볍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