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 이웃들
햇빛이 희미해져 깜깜해지는 곳을 지나 아래로, 아래로, 또 아래로 잠수해 내려가면, 깊은 바다 밑바닥에 닿게 될 거예요. 그곳은 엄청난 압력이 누르는 차갑고 어두운 세계예요. 아무것도 살 수 없을 것처럼 들리죠. 하지만 사실 바다 밑바닥에는 지구에서 가장 이상하고, 가장 강하고, 놀랍도록 별난 생물들이 가득하답니다.
먼저, 그 아래는 어두워요. 정말 어둡죠. 창문 없는 한밤중의 옷장처럼요. 햇빛은 약 1,000미터 아래까지 닿을 수 없어서, 심해는 수억 년 동안 칠흑같이 깜깜했어요. 그곳에 사는 동물들은 그렇게 살도록 적응했어요. 많은 동물들이 생물발광으로 스스로 빛을 만들어요. 몸속의 화학 반응이 푸르거나 초록빛으로 빛나는 거예요. 모두가 자기 등불을 들고 다니는 동네에 사는 것과 같답니다.
압력은 엄청나요. 가장 깊은 해구, 그러니까 7마일 아래에서는, 머리 위에 있는 그 많은 물의 무게가 대형 여객기 쉰 대를 몸 위에 쌓아 놓은 것과 비슷해요. 대부분의 동물은 납작하게 짓눌릴 거예요. 하지만 심해 생물들은 몸이 다르게 되어 있어요. 몸의 대부분이 물과 부드러운 조직이고 공기 주머니가 없어서, 몸속 압력이 바깥 압력과 같아요. 그들은 으깨지는 게 아니라 균형을 이루고 있는 거예요. 수영장 바닥에 있는 물풍선처럼요.
먹이는 드물어요. 햇빛 없이는 식물이 자라지 못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심해 동물들은 ‘바다 눈’으로 살아가요. 햇빛이 드는 위쪽 바다에서 죽은 플랑크톤, 물고기 똥, 썩어 가는 생물 조각들이 끊임없이 살며시 떨어져 내리는 것이죠. 아주 작은 남은 음식이 비처럼 내리는 하늘 아래 사는 것과 같아요. 해삼과 거미불가사리 같은 생물들은 진흙 위를 기어 다니며 그것을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여요. 또 어떤 생물들은 입을 벌리고 기다리며, 그 눈이 흘러 지나갈 때 걸러 먹어요.
그다음은 사냥꾼들이에요. 굴퍼일은 헐렁하게 열린 장바구니 같은 입을 가지고 있어요. 자기보다 큰 먹이도 삼킬 수 있고, 그런 다음 어둠 속에서 며칠 동안 소화해요. 송곳니고기는 이빨과 성난 눈뿐인 것처럼 보이며, 먹을 만한 것은 없는지 순찰해요. 그리고 버스만 한 공벌레 사촌인 대왕등각류는 바닥으로 가라앉은 죽은 고래와 물고기를 먹어요. 먹이가 오면 잔치가 벌어지고, 먹이가 오지 않으면 몇 달 동안 먹지 않고도 지낼 수 있답니다.
그 아래의 어떤 동네들은 놀랄 만큼 활기차요. 열수 분출공, 곧 뜨겁게 달아오르고 미네랄이 풍부한 물을 뿜어내는 바닷속 화산 주변에서는 온전한 생태계가 번성해요. 거대 관벌레들은, 어떤 것은 사람보다도 큰데, 바위에 몸을 붙이고 살아요. 그들에게는 입도 위도 없어요. 대신 몸속에 사는 박테리아가 분출공의 화학물질을 먹이로 바꾸어 줘요. 몸 안에 독과 뜨거운 물로 점심을 만들어 주는 작은 공장이 있는 것과 같답니다.
그리고 새로운 종은 지금도 계속 발견되고 있어요. 2023년에 과학자들은 분출공 근처의 따뜻한 바위 위에서 알을 품고 있는 유령처럼 하얀 문어를 발견했고, 머리에 난 귀 같은 지느러미 때문에 이름 붙은 덤보문어들이 바닷속 코끼리처럼 심연을 부드럽게 펄럭이며 지나가는 모습도 보았어요. 우리는 바다 밑바닥의 4분의 1도 채 탐사하지 못했어요. 심해 탐험은 매번 그 누구도 본 적 없는 무언가의 영상을 가져온답니다.
그러면 바다 밑바닥에는 무엇이 살까요? 어둠 속에서 빛나고, 떨어지는 눈을 먹고, 짓누르는 압력을 견디며, 우리가 한때 생명이 없다고 생각했던 곳에서 번성하는 생물들이 살아요. 심해는 텅 비어 있지 않아요. 우리가 이제 막 이해하기 시작한 생명으로 가득해요. 그 생명들은 낯설고 아름다우며, 어둠 속을 완벽한 집으로 삼고 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