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강
그랜드 캐니언 가장자리에 서면, 땅에 난 구멍이 너무나 커서 마치 지구가 쩍 갈라진 것처럼 보일 거예요. 깊이는 1마일, 어떤 곳은 너비가 10마일이나 되고, 길이는 277마일이나 이어져요. 뉴욕시에서 워싱턴 D.C.까지의 거리보다 더 길답니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어마어마한 것을 깎아 낸 걸까요?
간단한 답은 물이에요. 정확히 말하면, 오늘날에도 협곡 바닥을 따라 흐르는 콜로라도강이지요. 하지만 여기에는 반전이 있어요. 강은 보통 아래로 파고들지 않아요. 땅 위를 가로질러 흐르며 옆으로 깎아 내고, 부드러운 그릇 모양의 골짜기를 만들지요. 그런데 이 강이 왜 1마일이나 깊은 갈라진 틈을 만들었는지 이해하려면, 강의 발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야 해요.
약 7천만 년 전, 지금 그랜드 캐니언이 있는 지역 전체가 아래에서 들어 올려지는 거대한 받침대처럼 솟아오르기 시작했어요. 지질학자들은 이곳을 콜로라도 고원이라고 불러요. 여러 주만큼이나 큰 지각 덩어리가 수천 피트나 위로 밀려 올라간 것이지요. 강은 이미 그곳에 있었고, 평평한 땅 위를 조용히 흐르고 있었어요. 땅이 그 아래에서 솟아오르자, 강은 멈추거나 새 길을 찾지 않았어요. 그저 예전 물길을 따라 계속 흐르며, 톱날처럼 솟아오르는 바위를 아래로 깎아 내려갔답니다.
이것이 그랜드 캐니언이 깊어진 핵심이에요. 강이 유난히 깊은 구멍을 판 것이 아니에요. 땅이 위로 솟아오르는 동안, 강이 제자리를 지키며 고원이 올라가는 속도만큼 아래로 깎아 낸 거예요. 이렇게 끈질기게 잘라 내는 데 약 600만 년이 걸렸어요. 치즈 자르는 철사를 가만히 붙들고 있는데 누군가 치즈 덩어리를 천천히 그쪽으로 들어 올린다고 상상해 보세요. 철사는 움직이지 않지만, 치즈가 올라올수록 점점 더 깊이 잘리겠지요.
하지만 물만으로는 협곡의 엄청난 너비, 즉 양쪽 가장자리 사이의 10마일이나 되는 간격을 설명할 수 없어요. 강 자체는 바닥에서 겨우 약 300피트 너비일 뿐이에요. 협곡이 넓어진 까닭은 애리조나가 사막이고, 사막은 무너뜨리는 일이 잘 일어나는 곳이기 때문이에요. 비는 드물게 오지만, 한 번 내리면 아주 세차게 쏟아져요. 흙을 붙잡아 줄 식물이 많지 않아서, 폭우가 올 때마다 바위와 자갈과 흙이 협곡 벽에서 아래 강으로 굴러떨어지고, 강은 그 부서진 것들을 실어 가요. 수백만 년 동안 벽은 계속 뒤로 무너지고 또 무너져, 갈라진 틈을 넓혔답니다.
얼어붙는 것도 도움이 돼요. 낮 동안 물이 바위의 아주 작은 틈으로 스며들고, 밤이 되면 얼어붙어요. 얼음은 엄청난 힘으로 팽창해요. 바위를 안쪽에서부터 쩍 갈라 놓을 만큼 강하지요. 겨울밤마다 수천 개의 틈에서 동시에 느린 폭발이 일어나는 것 같아요. 협곡 벽을 조각조각 벌려 놓는 거예요. 부서진 바위들은 아래로 굴러떨어지고, 강은 그것들을 쓸어 가고, 협곡은 조금 더 넓어져요.
여기 또 하나의 놀라운 사실이 있어요. 협곡 바닥의 바위는 거의 20억 년이나 되었어요. 지구 나이의 거의 절반에 가까운 세월이지요. 강은 단순히 흙을 깎아 낸 것이 아니에요. 돌에 쓰인 역사책을 아래로 베어 내려간 거예요. 암석층은 책장처럼 차곡차곡 쌓여 있고, 한 층 한 층은 최초의 공룡이 나타나기 훨씬 전 존재했던 고대의 바다와 사막과 산에 대한 서로 다른 장이에요. 그 모든 돌을 뚫고 아래로 깎아 내려가려면 완벽한 조합이 필요했어요. 멈추지 않는 강, 계속 솟아오르는 고원, 그리고 수백만 년 동안 협곡 벽을 뜯어낸 사막의 날씨 말이에요.
그러니까 그랜드 캐니언이 큰 이유는 단 하나 때문이 아니에요. 모든 것이 함께 작용했기 때문이에요. 끈질긴 인내심을 가진 강. 완만한 물줄기를 톱처럼 만든 솟아오르는 고원. 자국을 마일마다 넓힌 사막 폭풍과 얼음. 그리고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길고 깊은 시간이 이 모든 일이 펼쳐지게 했지요. 다시 협곡 가장자리에 서 보세요. 여러분은 단순한 구멍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에요. 작은 힘들이 수백만 년 동안 멈추지 않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고 있는 거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