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빙글빙글 파티

저녁마다 태양은 언덕 아래로 살며시 내려가고, 하늘은 보드라운 벨벳처럼 어두워져요. 그러면 어딘가에서 한 아이가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질문을 하지요. 태양은 어디로 간 걸까? 그런데 반전이 있어요. 태양은 아무 데도 가지 않았어요. 언제나 있던 바로 그 자리에서 환하게 타오르고 있답니다. 움직인 건 바로 너예요.

너는 지구라고 부르는 거대한 바위 공 위에 서 있어요. 그리고 그 공은 빙글빙글 돌고 있지요.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너는 느리고 매끄러운 회전에 실려 움직이고 있어요. 스물네 시간에 한 바퀴쯤 도는 거예요. 하지만 느낄 수는 없어요. 네 주변의 모든 것도 너와 함께 돌고 있으니까요.

밝은 램프가 옆에 서 있는 회전목마를 떠올려 봐요. 발판이 돌면 너는 램프를 바라보다가, 램프에서 등을 돌리고, 다시 램프를 바라보게 돼요. 램프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어요. 네가 계속 빙글빙글 돌며 램프를 지나간 거예요. 태양이 바로 그 램프이고, 너는 지구라는 회전목마를 타고 있는 거랍니다.

그러니까 낮은 지구의 절반, 지금 태양 쪽을 향해 돌아선 부분이에요. 햇빛이 공의 네 쪽으로 곧장 쏟아져 내려, 그곳 전체가 환하게 밝아지는 거예요.

밤은 다른 절반이에요. 어둡고 텅 빈 우주를 바라보도록 돌아간 쪽이지요. 태양은 여전히 언제나처럼 세차게 빛나고 있지만, 이제는 공의 반대쪽을 비추고 있어요. 네가 있는 쪽은 그림자 속에 있고, 우리는 그 그림자를 밤이라고 부른답니다.

그래서 해넘이는 태양이 떨어지는 게 아니에요. 네가 서 있는 땅 조각이 기울어져 멀어지는 거예요. 마치 회전목마의 가장자리가 램프 빛 밖으로 천천히 돌아 나가는 것처럼요. 태양은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지평선이 올라와 태양을 가리는 거랍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아름다운 점이 있어요. 너에게 태양이 질 때, 다른 누군가에게는 태양이 떠오르고 있다는 거예요. 네가 잠옷을 입고 있는 동안, 지구 반대편의 한 아이는 새 아침 해를 눈부시게 바라보고 있지요. 빛은 멈추지 않아요. 빙글빙글 도는 공 둘레를 마을에서 마을로 계속 쓸고 지나갈 뿐이에요.

아침이 되면 네가 있는 지구의 쪽은 다시 램프를 마주 보도록 한 바퀴 돌아와 있어요. 태양은 언덕 위로 올라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밤사이 언덕들이 아래로 내려가 비켜났고, 너를 다시 빛 속으로 데려온 거예요.

그러니 다음에 하늘이 어두워져도 태양에게 작별 인사를 하지 마세요. 태양은 떠난 적이 없어요. 너는 잠시 그림자 속으로 굴러 들어갔을 뿐이에요. 그리고 늘 그래 왔듯이, 딱 맞는 시간에 빙글빙글 돌아 다시 빛 속으로 돌아올 거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