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공정한 경주

달 위에 서 있는 두 여행자를 떠올려 보세요. 보송보송한 깃털과 묵직한 쇠망치예요. 땅까지 달리는 경주라면 망치가 이길 거라고 생각하겠죠? 그런데 반전이에요. 둘은 정확히 같은 순간에 착지해요. 속임수도 아니고, 만화도 아니에요. 왜 그런지 알아봐요.

먼저 지구 집으로 돌아와서 여기에서 둘을 떨어뜨려 봐요. 망치는 쿵 하고 빠르게 떨어져요. 깃털은 흔들흔들 떠다니며 아주 느긋하게 내려오죠. 그래서 지구에서는 망치가 완전히 이겨요. 같은 높이에서 떨어뜨렸는데 속도는 완전히 달라요. 무언가가 깃털을 느리게 하고 있는 게 틀림없어요.

그 무언가는 바로 공기예요. 지구는 두꺼운 공기 담요에 싸여 있고, 그 공기는 여기저기 부딪치며 돌아다니는 셀 수 없이 많은 작은 기체 알갱이들로 이루어져 있어요. 깃털이 떨어질 때는 그 알갱이들을 모두 밀어내야 해요. 깃털은 넓고 가벼워서 공기가 세게 밀어 되받아치고, 보이지 않는 낙하산처럼 깃털을 받쳐 줘요.

망치는 공기를 거의 느끼지도 못해요. 작고 빽빽하고 무거워서, 느려지지 않고 알갱이들 사이를 곧장 뚫고 지나가죠. 그러니 비밀은 이거예요. 지구에서 깃털이 천천히 떨어지는 건 "더 가벼워서"가 아니에요. 공기가 길을 막고 있기 때문에 천천히 떨어지는 거예요.

자, 이제 놀라운 부분이에요. 중력은 물체가 얼마나 무거운지 신경 쓰지 않아요. 오래전 사람들은 중력이 모든 물체를 끌어당겨 똑같은 비율로 빨라지게 한다는 걸 알아냈어요. 무겁든 가볍든, 크든 작든, 중력은 모두 같은 떨어지는 속도로 끌어당겨요. 길을 막고 말썽을 부리는 건 오직 공기뿐이에요.

그럼 공기를 완전히 없애 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지구에서는 어려운 일이에요. 하지만 달은 이미 우리 대신 그렇게 해 놓았어요. 달에는 공기가 거의 없어요. 되밀어 줄 무언가가 떠다니지 않는, 거의 텅 비고 조용한 공간이죠. 보이지 않는 낙하산도 없고, 말썽꾸러기도 없어요.

그러면 우리 깃털에게 모든 것이 달라져요. 밀어낼 공기가 없으니, 깃털을 느리게 할 것도 더는 없어요. 중력이 깃털을 붙잡아 망치와 정확히 같은 비율로 빨라지게 해요. 갑자기 깃털은 느긋하게 떠다니는 친구가 아니에요. 작은 돌멩이처럼 떨어지죠.

그래서 두 여행자는 동시에 손을 놓고 함께 떨어져요. 공기도 없고, 낙하산도 없고, 먼저 출발하는 것도 없어요. 그저 중력이 둘을 똑같은 속도로 끌어당길 뿐이죠. 그리고 둘은 바로 같은 순간에 먼지 덮인 땅에 닿아요. 데이비드 스콧이라는 우주비행사가 1971년에 실제로 달에서 이 실험을 했고, 정말로 그렇게 되었답니다.

그러니 깃털은 마음속으로는 결코 느린 친구가 아니었어요. 지구에서 느려 보였던 건 내려오는 내내 공기와 예의 바르게 씨름하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공기를 없애면, 가장 여린 깃털도 망치와 경주해서 완벽한 무승부를 이뤄요. 달은 누구 편도 들지 않아요. 알고 보니 중력도 그렇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