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정벌레의 펄펄 끓는 분사포
포도알보다 크지 않은 아주 작은 딱정벌레가 통나무 밑에서 제 할 일을 하고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배고픈 거미가 슬금슬금 다가옵니다. 딱정벌레는 도망치지 않아요. 대신 뒤쪽 끝을 대포처럼 겨누고는 — 푸슉! — 펄펄 끓을 만큼 뜨거운 독성 분무를 거미에게 쏘아 보냅니다. 거미는 어리둥절하고 그을린 채 비틀비틀 물러납니다. 딱정벌레는 유유히 걸어가요.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대부분의 딱정벌레는 포식자가 나타나면 숨거나 재빨리 날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폭탄먼지벌레는 몸 안에 화학 무기를 가지고 있어요. 배 속의 방들에 두 가지 액체를 따로 저장해 두는데, 서로 다른 그릇에서 기다리는 재료처럼 안전하게 떨어뜨려 놓습니다. 이 액체들은 각각 따로 있을 때는 해롭지 않아요. 하지만 섞이면 폭발이 일어납니다.
첫 번째 액체는 하이드로퀴논이라는 화학 물질입니다. 두 번째는 과산화수소예요. 맞아요, 까진 무릎에 닿으면 보글보글 거품이 나는 바로 그 물질이죠. 위험이 닥치면 딱정벌레는 두 액체를 반응실이라고 부르는 세 번째 방으로 밀어 넣습니다. 두 화학 물질이 만나요. 그 순간, 반응이 일어납니다.
그 반응은 아주 거셉니다. 섞인 액체는 눈 깜짝할 사이에 100°C, 즉 물이 끓는 온도까지 뜨거워집니다. 또 산소 기체를 내보내는데, 이것이 흔든 탄산음료 캔처럼 압력을 키웁니다. 딱정벌레의 외골격은 폭발을 안에 가둘 만큼 튼튼하지만, 그 방에는 출구가 하나 있어요. 바로 딱정벌레 뒤쪽에 달린 노즐인데, 작은 포탑처럼 빙글빙글 돌릴 수 있습니다.
딱정벌레는 노즐을 겨눕니다. 앞, 옆, 뒤 어디에서 위협이 오든 그쪽으로 돌릴 수 있어요. 그리고 밸브를 엽니다. 분무가 ‘팍’ 하는 소리와 함께 뜨겁고 독한 폭발처럼 뿜어져 나갑니다. 폭탄먼지벌레는 스무 번까지 연달아 쏠 수 있어요. 기관총처럼 한 번 한 번 폭발을 톡톡 끊어 쏘며, 매번 포식자의 얼굴에 끓는 독을 한가득 뿌립니다.
개미든, 개구리든, 새든, 이 분무는 악몽과도 같습니다. 끓는 듯한 온도가 화상을 입히고, 화학 물질은 따갑고 맛도 끔찍하지요. 포식자가 딱정벌레보다 훨씬 크더라도 얼른 물러납니다. 깜짝 놀라고 아픈 일을 겪을 만큼 그 작은 먹이가 가치 있지는 않거든요. 폭탄먼지벌레는 다치지 않고 걸어가고, 몸속 실험실은 다시 장전할 준비를 합니다.
과학자들은 한때 딱정벌레가 탄산음료 한 병을 통째로 붓듯이 화학 물질을 한꺼번에 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고속 카메라가 비밀을 밝혀냈어요. 한 번의 분무는 아주 작은 폭발들이 빠르게 이어진 것이며, 1초에 최대 500번의 폭발이 일어납니다. 반응실에는 눈 깜짝할 사이에 열리고 닫히는 밸브들이 있어 압력을 조절된 폭발로 내보냅니다. 그래서 딱정벌레가 스스로 폭발해 버리지 않는 거예요.
그렇다면 폭탄먼지벌레는 왜 끓는 물 같은 분무를 쏠까요? 진화가 몸속에 화학 실험실을 선물했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잡아먹으려는 포식자들은 데일 듯 뜨겁고 지독한 냄새가 나는 교훈을 얻게 되지요. 그리고 딱정벌레는요? 작은 대포들을 다시 장전하고 낙엽 더미 속을 계속 탐험합니다. 숲에서 가장 눈부시게 방어하는 포도알만 한 생명체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