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의 우주 머리카락

산만 한 더러운 눈덩이가 우주의 어둠 속을 세차게 날아간다고 상상해 보세요. 삶의 대부분 동안 혜성은 그저... 거기에 있습니다. 조용히. 얼어붙은 채. 평범하게. 그런데 어느 순간 무언가가 달라집니다.

혜성은 태양을 향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가까워질수록 태양의 열이 혜성을 깨웁니다. 혜성 표면의 얼음, 물얼음뿐 아니라 이산화탄소와 메탄 같은 얼어붙은 기체들도 따뜻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우주에서 얼음이 따뜻해지면 녹지 않습니다. 훨씬 더 극적인 일을 하죠. 액체 상태를 완전히 건너뛰고, 고체에서 곧바로 기체로 변합니다.

이제 혜성은 코마라고 불리는 빛나는 가스와 먼지 구름에 감싸여 있습니다. 마치 혜성이 보송보송한 외투를 입은 것처럼 보입니다. 코마는 수천 마일까지 넓게 펼쳐질 수 있습니다. 지구보다 더 클 수도 있지요. 하지만 꼬리는요? 꼬리는 이제 막 시작입니다.

여기서부터 정말 놀라워집니다. 태양은 빛과 열만 보내는 것이 아닙니다. 전자와 양성자처럼 아주 작은 전하를 띤 입자들의 바람도 끊임없이 사방으로 뿜어냅니다. 이것이 태양풍입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시속 백만 마일의 속도로 움직입니다.

태양풍이 혜성의 코마에 세게 부딪히면, 가스를 태양에서 멀어지는 쪽으로 밀어냅니다. 동시에 햇빛 자체도 아주 작은 밀어내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광자들이 먼지 알갱이에 부딪혀 살짝 밀어 주는 것이죠. 가스와 먼지는 혜성 뒤에서 두 갈래의 흐름으로 쓸려 나가는데, 마치 허리케인에 머리카락이 뒤로 날리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꼬리는 로켓의 연기처럼 혜성 뒤를 따라가는 것이 아닙니다. 혜성이 어느 방향으로 가든, 꼬리는 언제나 태양에서 멀어지는 쪽을 가리킵니다. 혜성이 태양에서 멀어질 때는 사실 꼬리부터 날아가는 셈입니다. 우주의 거꾸로 된 화살표처럼요.

가스 꼬리는 태양풍이 가스 분자들을 네온사인처럼 빛나게 해서 파랗게 빛납니다. 먼지 꼬리는 반짝이 자국처럼 햇빛을 반사하기 때문에 하얗거나 노랗게 빛납니다. 두 꼬리 모두 수백만 마일까지 뻗을 수 있습니다. 지구에서 태양까지 닿을 만큼 길게요.

마침내 혜성은 태양을 지나쳐 차갑고 어두운 곳으로 다시 나아갑니다. 얼음은 끓기를 멈춥니다. 꼬리는 희미해집니다. 혜성은 다시 조용해지고, 우주를 구르는 얼어붙은 산이 됩니다. 적어도 다음번이 올 때까지는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