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사랑 이야기

자전거를 비 맞는 곳에 오래 두면, 주황색의 바스러지는 무언가가 그 위로 스멀스멀 퍼져요. 우리는 그것을 녹이라고 불러요.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어요. 녹은 금속이 더러워지는 게 아니에요. 금속이 천천히 전혀 다른 것으로 변해 가는 거랍니다.

여기서 말하는 금속은 거의 언제나 철이에요. 또는 대부분이 철이고 조금 다른 것이 섞인 강철이지요. 금이나 구리는 이런 주황색 조각을 만들지 않아요. 약점을 가진 것은 철이에요. 그리고 그 약점은 _무언가를 몹시 바라는 마음_이랍니다.

철은 사실 산소를 꼭 붙잡고 싶어 해요. 산소는 우리 주위 공기 속에 떠 있는 보이지 않는 기체예요. 철과 산소만 놓아두면 둘은 손을 잡고 싶어 할 거예요. 다만 서로 만나게 해 줄 작은 도움이 필요할 뿐이지요.

그 도움은 바로 물이에요. 물방울 하나가 철 위에 떨어지면 작은 춤마당처럼 되어, 철과 산소가 드디어 만날 수 있게 해 줘요. 마른 공기 속의 마른 철은 녹이 아주아주 천천히 슬어요. 하지만 물기가 더해지면 파티가 시작되지요.

그 물기 어린 춤마당에서 철은 전자라는 자기 자신의 아주 작은 조각들을 내줘요. 전자는 철이 건네는 작은 에너지 조각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철이 그것들을 놓아주고 나면, 철은 달라져요. 더 이상 보통 철이 아니랍니다.

그렇게 달라진 철은 산소와 단단히 붙어 완전히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요. 바로 산화철이에요. 이것이 녹의 진짜 이름이지요. 철과 산소가 영원히 하나로 붙어, 벗겨지는 주황색 외투를 입은 거예요.

그리고 녹에게는 아주 못된 버릇이 하나 있어요. 녹은 바스러지고 잘 벗겨져서, 아래쪽 금속을 지켜 주지 못하고 떨어져 나가요. 그러면 새 철이 드러나고, 그 철도 녹이 슬지요. 조금씩, 조금씩, 녹은 더 깊이 파고들어요.

그래서 우리는 난간에 페인트를 칠하고, 도구에 기름을 바르고, 강철 깡통을 코팅해요. 그 한 겹 한 겹은 작은 우산 같아서 물과 산소가 철에 닿지 못하게 해요. 만나지 않으면, 춤도 없고, 녹도 없답니다.

그러니 녹은 바깥에서 몰래 스며드는 부패가 아니에요. 철이 늘 원하던 것, 산소 한 줌을 조용히 쫓아간 결과예요. 그리고 주황색 조각들은 철이 마침내 산소를 조금 붙잡았다는 증거랍니다. 녹슨 자전거는 망가진 것이 아니에요. 공기와 사랑에 빠진 철인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