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곤증 파일
방금 어마어마한 점심을 해치웠어요. 피자, 감자튀김, 어쩌면 쿠키 세 개까지요. 그런데 이제 바람 빠진 풍선처럼 소파에 축 늘어져 있네요. 눈꺼풀은 천 근처럼 무거워요. 머릿속이 속삭입니다. "낮잠... 지금..."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음식이 여러분을 쓰러뜨린 걸까요?
사실은 이래요. 여러분의 몸이 방금 모드를 바꾼 거예요. 평소에는 피가 뇌, 근육, 손가락, 발가락까지 온몸을 쌩쌩 돌아다니며 여러분을 또렷하고 활기차게 해 줍니다. 하지만 산더미 같은 음식이 위장에 들어오면, 몸은 큰 결정을 내려요. "지금은 뇌는 잠깐 잊어. 우리한테는 소화할 일이 있잖아."
소화는 정말 중요한 일이에요. 위장은 그 피자를 죽처럼 으깨야 해요. 창자는 영양분을 하나도 빠짐없이 짜내야 하고요. 그렇게 쥐어짜고 뒤섞는 일에는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에너지는 피에서 와요. 그래서 몸은 뇌와 근육으로 가던 피를 많이 돌려서 배 쪽으로 곧장 보냅니다.
뇌에 피가 적게 가면, 그곳의 산소와 연료도 줄어들어요. 여러분을 또렷하고 깨어 있게 해 주는 아주 작은 뇌세포인 뉴런들은 배터리가 부족한 것처럼 움직이기 시작해요. 속도가 느려집니다. 생각은 흐릿해지고, 눈꺼풀은 처져요. 그게 바로 졸린 느낌이에요.
하지만 두 번째로 몰래 일어나는 일이 있어요. 빵, 밥, 파스타, 쿠키 같은 탄수화물을 먹으면, 몸은 그것을 당으로 잘게 나눕니다. 그 당은 췌장이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을 내보내게 해요. 인슐린의 일은 세포들이 그 당을 붙잡아 에너지로 쓰도록 돕는 거예요. 그런데 인슐린은 뜻하지 않게 트립토판이라는 또 다른 화학 물질이 뇌로 몰래 들어가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트립토판은 몰래 졸음을 부르는 요원이에요. 일단 뇌에 들어가면 세로토닌으로 바뀝니다. 세로토닌은 마음을 차분하고 행복하게 해 주는 화학 물질이에요. 그러고 나서 멜라토닌으로 바뀌는데, 멜라토닌은 말 그대로 몸에게 "잘 시간이야"라고 알려 주는 호르몬입니다. 칠면조, 치즈, 견과류에는 트립토판이 가득해서, 추수감사절 저녁 식사가 마치 진정제 화살을 맞은 것처럼 세게 오는 거예요.
그래서 식곤증은 두 방이 한꺼번에 오는 공격이에요. 피는 배 속에서 바쁘고, 트립토판은 뇌에 자장가를 속삭이고 있죠. 식사가 클수록 더 세게 맞게 됩니다. 몸이 게으른 게 아니에요. 그저 우선순위를 정하는 중입니다. 지금은 소화, 나중에는 또렷함.
졸음은 보통 한두 시간이 지나면 사라져요. 위장이 힘든 일을 끝내고 피가 다시 평소 다니던 길로 돌아가면요. 그러니 다음번에 점심을 먹고 낮잠에 푹 빠져들게 되면, 억지로 버티지 마세요. 여러분의 몸은 해야 할 일을 정확히 하고 있는 거예요. 다만 네 번째 쿠키는 건너뛰는 게 좋을지도 몰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