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글빙글 & 출렁출렁

당신은 빙글빙글, 또 빙글빙글 돕니다. 팔을 벌리고, 머리를 뒤로 젖히고, 어쩌면 헬리콥터인 척하거나 세상이 줄무늬처럼 흐릿해지는 모습이 그저 좋아서요. 그러다 멈춥니다. 그런데, 와! 땅이 기울어집니다. 나무들이 옆으로 미끄러집니다. 다리는 가만히 서 있는 법을 잊어버린 것 같아요. 방금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양쪽 귀 안쪽, 고막 뒤의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에는 액체로 가득 찬 아주 작은 고리 세 개가 있습니다. 이것들은 반고리관이라고 불리며, 몸속에 들어 있는 수평계입니다. 목수가 선반이 똑바른지 확인할 때 쓰는 기포 수평계 같은 것이지요. 다만 거품 대신,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출렁이는 액체가 들어 있습니다.

그 고리 속 액체에게는 한 가지 일이 있습니다. 당신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뇌에 알려 주는 것이지요. 머리를 왼쪽으로 기울이면, 액체도 왼쪽으로 쏴아 움직이며 관 벽을 따라 난 아주 작은 털들을 간질입니다. 그 털들은 신호를 보냅니다. “우리는 왼쪽으로 가고 있어!” 뇌는 그 메시지를 즉시 받고, 당신이 넘어지지 않도록 균형을 맞춥니다.

이제 당신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합니다. 반고리관 속 액체도 함께 돌기 시작해서, 그릇 속 물을 저은 것처럼 고리 안을 빙빙 휘돕니다. 털들은 흐름을 따라 휘어지며 계속 뇌에 외칩니다. “돌고 있어! 돌고 있어!” 뇌는 그 말을 믿습니다. 당신이 회전하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세상이 휙휙 지나가도 균형을 계속 단단히 잡아 줍니다.

하지만 여기 속임수가 있습니다. 갑자기 도는 것을 멈춰도, 액체는 멈추지 않습니다. 자동차가 급브레이크를 밟을 때 몸이 앞으로 쏠리게 하는 것과 같은 힘인 관성이, 그 액체를 몇 초 더 반고리관 안에서 출렁이게 합니다. 털들은 아직도 빙빙 도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우리는 돌고 있어!”라는 신호를 뇌로 보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뇌가 헷갈립니다. 눈은 말합니다. “우린 멈췄어. 모든 게 가만히 있어.” 근육과 관절도 말합니다. “맞아, 가만히 서 있어.” 하지만 귀는 소리칩니다. “아니야, 우린 안 멈췄어! 아직도 돌고 있어!” 뇌는 서로 다른 세 가지 이야기를 이해하려고 애씁니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습니다. 세상이 기울고, 돌고, 발밑에서 미끄러져 나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것이 바로 어지러움입니다. 세상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속귀의 액체가 뇌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지요. 십 초나 십오 초쯤 지나면, 액체가 마침내 가라앉습니다. 털들이 다시 곧게 섭니다. 세 가지 이야기가 다시 서로 맞아떨어집니다. 뇌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 땅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습니다. 당신은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러니 다음에 빙글빙글 돌다가 어지러워지면, 알게 될 거예요. 그건 마법도 아니고, 당신이 고장 난 것도 아닙니다. 그저 속귀가 신나는 놀이기구를 탄 셈이고, 나머지 몸을 따라잡을 시간이 잠깐 필요한 것뿐이에요. 다시 돌기 전에 십 초쯤 쉬게 해 주어도 좋습니다. 아니면 안 그래도 되고요. 속귀는 당신을 용서해 줄 테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