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돌토돌 피부 이야기

무서운 영화를 보고 있거나, 차가운 공기 속으로 밖에 나가거나, 소름 돋는 노래를 들을 때가 있어요. 그러면 갑자기 팔 여기저기에 작은 돌기들이 톡톡 솟아나요. 피부가 털 뽑힌 닭처럼 보이죠.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돌기 하나하나는 털이 일으키는 작은 반란이에요. 우리 몸의 털 하나하나 밑에는 털세움근이라는 아주 작은 근육이 있어요. 라틴어로는 ‘털을 세우는 근육’이라는 뜻이지요. 그 근육이 줄어들면 털을 곧게 잡아당기고, 그 주위 피부가 오그라들며 작은 언덕처럼 솟아올라요.

신호를 보내는 것은 바로 뇌예요. 춥거나, 무섭거나, 감정이 크게 움직일 때, 신경계가 메시지를 쏘아 보내요. “줄어들어! 지금!” 그러면 수백만 개의 작은 근육들이 한꺼번에 말을 듣고, 몇 초 만에 팔 전체가 오돌토돌해져요.

이것은 털이 더 많았던 조상들에게서 물려받은 아주 오래된 반사 작용이에요. 위협을 마주한 고양이를 떠올려 보세요. 털이 부풀어 올라 몸집이 더 크고 무섭게 보이지요. 또는 추운 포유동물이 털을 부풀려 피부 가까이에 더 두꺼운 따뜻한 공기층을 가두는 모습도요.

인간은 진화하는 동안 몸의 털을 대부분 잃었지만, 그 반사 작용은 그대로 남아 있어요. 그래서 몸이 신호를 보내면, 거의 보이지 않는 팔의 털들이 곧게 서요. 돌기는 생기지만 실제로 털이 부풀지는 않죠. 바퀴가 달려 있지 않은 엔진을 붕붕 울리는 것과 같아요.

가장 흔한 계기는 추위예요. 몸은 공기를 가두어 당신을 따뜻하게 하려고 해요. 물론 얇은 털로는 많은 공기를 가둘 수 없지만요. 두려움과 강한 감정도 같은 통로를 이용해요. 신경계는 “너무 추워”와 “저 음악 때문에 소름이 돋았어”를 구별하지 않아요.

어떤 동물들은 아직도 이 반사 작용을 아주 멋지게 써요. 고슴도치는 가시를 세워요. 새들은 깃털을 부풀려 따뜻한 솜털 점퍼처럼 만들지요. 인간은 그저 피부가 오돌토돌해지고, 우리가 예전에는 털북숭이 생물처럼 작동하도록 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될 뿐이에요.

그러니 다음에 팔 위로 그 돌기들이 줄줄이 올라오는 걸 보게 된다면, 당신은 진화의 역사가 담긴 아주 작은 조각을 보고 있는 거예요. 당신의 몸은 아직도 당신이 털로 덮여 있다고 생각해요. 가진 것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셈이죠. 그것이 비록 _짧은 털밭과 좋은 의도뿐_이라 해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