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첫 주소

네 배 한가운데에는 작은 오목한 자국이 있어요. 어떤 사람의 배꼽은 쏙 들어가 있고, 어떤 사람의 배꼽은 톡 튀어나와 있지만, 누구에게나 하나씩 있답니다. 그건 바로 너의 배꼽이에요. 모든 사람이 _아주 처음 살던 집_에서부터 가지고 온 하나뿐인 흉터지요.

네가 태어나기 전, 너는 아홉 달 동안 엄마 몸속에서 살았어요. 그런데 이런 점이 있어요. 그 안에서는 음식을 먹을 수도, 공기를 마실 수도 없었지요. 네 폐는 액체로 가득 차 있었고, 위는 비어 있었어요. 그렇다면 너는 어떻게 살아 있었을까요?

엄마의 몸이 너를 위해 모든 일을 해 주었어요. 엄마는 음식을 먹고, 공기를 마셨고, 엄마의 피는 산소와 영양분을 필요한 곳곳으로 실어 날랐어요. 너에게까지도요. 하지만 너의 피와 엄마의 피가 실제로 섞인 것은 아니었어요. 너에게는 다리가 필요했답니다.

그 다리가 바로 탯줄이었어요. 엄지손가락만큼 굵고, 꼬불꼬불하고, 고무줄처럼 말랑한 줄이었지요. 탯줄은 너를 자궁 벽에 붙어 있는 팬케이크 모양의 기관, 태반과 이어 주었어요. 엄마의 피는 태반으로 흐르고, 그다음 탯줄을 지나 네 배로 들어와, 네가 자라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가져다주었답니다.

아홉 달 동안 그 탯줄은 너의 생명줄이었어요. 심장이 뛸 때마다 음식과 산소가 너에게로 힘차게 들어왔지요. 엄마가 숨을 쉴 때마다 너는 살아 있을 수 있었어요. 너는 우주 유영을 하는 우주비행사처럼 엄마와 이어진 채 둥둥 떠 있고, 자라고, 발길질도 했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너는 태어났어요. 너는 첫 숨을 쉬었지요. 폐에는 공기가 가득 찼어요. 위는 젖을 먹을 준비가 되었고요. 이제 너에게 탯줄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의사 선생님이 탯줄을 두 군데 집게로 집고, 가운데를 싹 잘랐답니다. 아프지 않았어요. 탯줄에는 신경이 없었거든요.

네 배에는 약 1인치 길이의 작은 그루터기가 남아 있었어요. 그 뒤 한두 주 동안 그것은 마르고, 어두운 색으로 변하다가, 결국 그냥 떨어져 나갔지요. 무릎을 긁혔을 때 딱지가 떨어지는 것처럼요. 그 자리에 남은 것은 _작은 흉터_였어요.

그 흉터가 바로 너의 배꼽이에요. 그곳은 네가 한때 너를 키워 준 사람과 이어져 있던 자리예요. 네가 배꼽을 볼 때마다, 너는 너의 아주 첫 주소의 표시를 보고 있는 거예요. 그리고 네가 이 세상으로 오기 위해 지나온 문도 함께 보고 있는 거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