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저의 따끔따끔한 비밀

호저를 만나 보세요. 둥글고 뒤뚱뒤뚱 걷는 이 동물은 마치 뾰족하게 깎은 연필로 만든 외투를 입은 것 같아요. 느리고요. 사납지도 않아요. 여우와 달리기 시합을 하면 절대 이길 수 없지요. 그런데도 호저는 숲이 제 것인 양 당당하게 거닙니다. 왜 그렇게 자신만만할까요? 바로 저 가시들 때문이에요.

아무도 말해 주지 않는 비밀이 있어요. 가시는 사실 털일 뿐이에요. 아주 놀랍게 업그레이드된 털이지요. 모든 호저에게는 그 아래에 부드러운 털이 있고, 그 사이사이에 부드럽고 축 처지는 대신 두껍고 날카롭게 자란 뻣뻣하고 단단한 털들이 흩어져 있어요. 아기 고양이의 보송보송한 털과 같은 재료에서 시작했지만, 아주 다른 일을 하도록 만들어진 거예요.

호저 한 마리는 이런 가시를 약 삼만 개나 지니고 다닐 수 있어요. 삼만 개요! 대부분의 시간에는 가시들이 털 속에 숨어 몸에 납작하고 느긋하게 붙어 있어서, 호저는 거의 안아 주고 싶을 만큼 포근해 보입니다. 비밀은, 위험이 나타나면 그 가시들이 납작한 채로 있지 않는다는 거예요.

포식자가 너무 가까이 다가오면, 호저는 스위치를 켠 것처럼 변해요. 각 가시 밑동에 있는 작은 근육들이 조여 들면서 가시들을 한꺼번에 위로 잡아당깁니다. 그러면 차분하고 둥글던 동물이 갑자기 두 배로 커진 뾰족뾰족한 풍선이 되어 사방으로 가시를 세워요. 아무 말도 필요 없이 메시지는 크고 분명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똑똑한 점이 나와요. 가시는 화살처럼 공중으로 발사되지 않습니다. 그건 잘못 알려진 이야기예요. 대신 가시들은 거의 떨어질 듯 말 듯 헐겁게 붙어 있어요. 간신히 붙어 있는 스티커처럼요. 가시에 한 번 콕 찔리면, 그 가시는 호저에게서 쏙 빠져나와 닿은 것에 그대로 박힙니다. 호저는 걸어가 버리고, 공격자는 기념품을 갖게 되는 셈이지요.

그 기념품은 전혀 즐겁지 않아요. 가시 끝마다 낚싯바늘의 작은 갈고리 같은, 뒤를 향한 현미경으로 봐야 보이는 미늘이 수백 개나 덮여 있거든요. 그래서 가시는 밀어 넣기는 쉽지만 빼내기는 아주 어렵고, 심지어 천천히 더 깊이 파고들기도 해요. 그래서 포식자들은 금방 한 가지 교훈을 배웁니다. 다시는 그러지 말 것.

그러니까 이 모든 가시 체계는 사실 느리다는 점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방어예요. 호저는 달릴 수 없어서 달리려고 하지도 않아요. 발톱이나 빠른 속도, 무서운 포효도 필요 없지요. 숲에서 물기에 정말 몹시 불쾌한 유일한 동물이 되기만 하면 됩니다. 그건 뜻밖에도 꽤 편안한 삶의 방식이에요.

그리고 가장 좋은 점은요? 가시는 다시 자랍니다. 가시 몇 개를 잃은 호저는 손톱이 다시 자라듯 새 가시를 그냥 다시 길러요. 영구적인 해는 없고, 다음번을 위해 뾰족한 털들이 새로 한 무더기 돋아나는 것뿐이지요.

그러니 다음에 호저를 떠올릴 때, 싸움꾼을 생각하지 마세요. 삼만 개의 미늘 달린 털 외투를 입은 작고 태연한 탱크를 떠올려 보세요. 아무것도 증명할 필요 없이 숲속을 천천히 뒤뚱뒤뚱 걸어가는 모습 말이에요. 가시들이 모든 말을 대신합니다. 그리고 그 말은 아주 간단해요. 제발 그러지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