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길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있는데, 문득 이상한 생각이 떠올라요. 가장 큰 수는 뭘까? 머릿속으로 세기 시작해요. 백, 천, 백만. 그런데 그다음은요? 숫자선 끝에는 울타리가 있을까요? 숫자 세기를 그만해야 하는 커다란 멈춤 표지판이 있을까요?
사실은 이래요. 모든 수에는 이웃이 있어요. 어떤 수를 고르든, 아주아주 큰 수, 예를 들어 1조의 1조 같은 수라도, 언제나 하나를 더할 수 있어요. 누가 만들어 낸 규칙이 아니에요. 숫자 세기가 원래 그런 거예요. 하나 더하는 건 언제나 가능하답니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좋아, 하지만 사람들이 이름 붙인 것 중에서 가장 큰 수를 고르면 어떨까?” 그럴 수 있죠. 구골을 한번 생각해 봐요. 1 뒤에 0이 백 개 붙은 수예요. 정말 어마어마하게 크죠. 하지만 문제가 있어요. 구골 더하기 1은 더 커요. 그리고 구골 더하기 2는 그것보다 더 크고요. ‘가장 큰’ 수가 자기 이웃에게 져 버린 거예요.
수학자들은 엄청나게 큰 수에 멋진 이름을 붙여 왔어요. 구골플렉스, 그레이엄 수, 적어 내려면 우주에 있는 원자보다 더 많은 원자가 필요할 만큼 큰 수들 말이에요. 하지만 그중 어떤 것도 마지막 수는 아니에요. 왜냐하면 누군가 그 이름을 말하는 순간, 나는 그 이름 뒤에 “그리고 하나”를 붙여 말할 수 있고, 그러면 내 수가 더 커지니까요.
가장 높은 탑을 쌓으려는 것과 같아요. 네가 블록 하나를 올리면, 나는 하나 더 높이 올려요. 네가 열 개를 더하면, 나는 열한 개를 더해요. 우리가 아무리 지쳐도, 블록 하나를 더 올릴 자리는 언제나 있어요. 탑은 꼭 멈춰야 하는 게 아니에요. 한계는 우리가 계속하고 싶은지뿐이죠.
어떤 사람들은 이것을 끝이 없는 터널을 바라보는 것처럼 불안하게 느껴요.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어요. 숫자 세기가 멈추지 않는 건 멈춰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에요. 공간이 부족해지는 것도 아니고, 숫자가 정해진 양만큼 있어서 다 써 버리는 것도 아니에요. 그저… 아주 간단한 일을 영원히 반복하는 거예요. 하나 더하기. 하나 더하기. 하나 더하기.
무한은 오래오래 세다 보면 언젠가 도착하는 숫자가 아니에요. 무한은 이 끝없는 과정에 우리가 붙인 이름이에요. ‘하나 더’가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는 사실 말이죠. 무한을 보통 숫자처럼 적을 수는 없어요. 무한은 목적지가 아니니까요. 무한은 바로 그 길 자체예요. 계속, 또 계속 이어지는 길이요.
그러니 다음번에 침대에 누워 숫자 세기가 어디서 끝나는지 궁금해지면, 미소 짓고 그냥 놓아두세요. 울타리도 없고, 벽도 없고, 가장자리를 지키는 마지막 숫자도 없어요. 그저 ‘하나 더’가 이어지는 무한한 길이 있을 뿐이에요. 당신이 또 한 걸음 내딛고 싶어질 때마다, 조용히 기다리고 있는 길 말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