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단검
유리컵을 떨어뜨립니다. 컵이 바닥에 부딪힙니다. 그러면 갑자기 부엌 바닥 여기저기에 반짝이는 단검 백 개가 흩어진 것처럼 보이지요. 유리는 왜 해롭지 않은 먼지처럼 부서지지 않고, 그렇게 못되게 날카로운 조각들로 산산이 깨질까요?
날카로움을 이해하려면 먼저 매끈함을 이해해야 해요. 유리는 대부분의 단단한 물건과 달라요. 유리를 만들 때는 모래를 꿀처럼 흐를 때까지 녹인 뒤, 아주 빠르게 식혀요. 너무 빨라서 원자들이 가지런한 줄로 정리되기도 전에 그 자리에서 얼어붙어 버리지요. 원자들은 뒤죽박죽 교통 체증 속에 영원히 갇힌 셈이에요.
그 얼어붙은 혼돈 때문에 유리는 놀라울 만큼 매끈해져요. 집 안에 있는 거의 어떤 물건보다도 더 매끈하지요. 갓 깨진 가장자리를 손가락으로 따라가 보면, 그것이 세포 하나보다도 더 작은 거리까지 평평하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울퉁불퉁한 곳도, 거친 부분도, 질감도 전혀 없어요. 얼어붙은 호수처럼 완벽하게 고른 표면만 있을 뿐이지요.
바로 여기서 날카로움이 생겨요. 유리가 깨질 때, 금은 시속 수천 마일의 속도로 유리 속을 달려요. 제트기보다도 빠르지요. 그 금은 많이 흔들리거나 휘지 않아요. 원자들 사이의 가장 짧은 길을 따라 곧장 찢고 지나갑니다. 그리고 그 원자들은 이미 무작위로 뒤섞여 있기 때문에, 금을 멈추게 하거나 옆으로 꺾이게 할 것이 없어요.
나무와 비교해 보세요. 나무에는 결이 있어요. 빨대 묶음을 붙여 놓은 것처럼 한 방향으로 길게 뻗은 섬유들이지요. 나무가 부러질 때, 금은 그 결을 따라가며 섬유를 따라 갈라집니다. 그래서 서로 걸리는 거칠고 가시 돋친 표면이 생겨요. 나무는 지저분하게 부러지고, 유리는 깨끗하게 깨져요.
그래서 부엌의 유리컵이 바닥에 부딪히면, 금들이 곧은 선으로 쏘아져 나가며 날카로운 각도로 만나요. 두 금이 만나는 곳에는 뾰족한 점이 생겨요. 완벽하게 평평한 두 표면이 만난 자리이지요. 그리고 여기 중요한 사실이 있어요. 가장자리가 날카로울수록 표면적은 더 작아져요. 표면적이 작다는 것은 손가락의 힘이 아주 작은 한 점에 모두 모인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유리는 베어요. 유리가 마법처럼 위험한 것이 아니에요. 그저 기하학과 매끈함이 만난 결과랍니다. 완벽하게 평평한 표면이 또 다른 완벽하게 평평한 표면과 각도를 이루며 만나면, 피부 세포 사이로 파고들 수 있을 만큼 아주 가는 끝이 만들어져요. 그 가장자리는 유리가 깨지는 물리 법칙만으로도, 때로는 수술용 메스보다 더 날카롭습니다.
한편 자동차 앞유리에 쓰이는 안전유리는 정반대로 깨지도록 설계되어 있어요. 층들이 있어서 금이 갈라지고 또 갈라져, 뾰족한 끝 대신 둥근 가장자리를 가진 아주 작은 조각 수천 개가 되게 하지요. 같은 재료라도 깨지는 방식이 다르면 결과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때로 유리에서 가장 위험한 점은, 바로 그것이 얼마나 완벽하고 아름답게 매끈한가에 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