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달리는 물의 여행

비는 그냥 찾아와요. 때로는 우리가 바랄 때, 때로는 정말 바라지 않을 때요. 그 많은 물은 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요? 하늘 위에 거대한 수영장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답은 멈추지 않는 순환에 있어요. 그리고 그 시작은 보이지 않는 것에서부터랍니다.

지금도 물은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어요. 강에도, 바다에도, 웅덩이에도, 심지어 강아지 물그릇에도요. 해가 그 물을 데우면 슬그머니 신기한 일이 일어나요. 액체였던 물이 증기, 그러니까 공기 속으로 떠오르는 보이지 않는 기체로 바뀌는 거예요. 물이 떠나는 모습은 볼 수 없지만, 물은 늘 한 분자 한 분자씩 빠져나가고 있답니다.

그 증기는 바람을 타고 위로, 또 위로 올라가요. 높이 올라갈수록 공기는 더 차가워져요. 여름에 산을 오르다가 갑자기 겉옷이 필요해지는 것처럼요. 증기가 충분히 차가워지면, 하늘에 떠 있는 아주 작은 먼지나 소금 알갱이에 달라붙어요. 물 분자 하나하나가 알갱이를 붙잡고 아주 작은 물방울이 된답니다.

그런 물방울 수십억 개가 함께 모이면, 어느새 구름이 생겨요. 구름은 거의 아무 무게도 느껴지지 않을 만큼 작은 물방울들이 모인 무리일 뿐이에요. 그래서 둥둥 떠 있을 만큼 가볍죠. 바람은 하늘 속 느린 강물처럼 구름을 이리저리 밀고 다닌답니다.

구름 속에서는 물방울들이 끊임없이 서로 부딪쳐요. 두 물방울이 부딪치면 서로 달라붙어 더 큰 물방울이 돼요. 그러면 그 커진 물방울이 또 다른 물방울과 부딪치고, 또 다른 물방울과 부딪치죠. 부딪칠 때마다 눈덩이가 더 무거워지는 아주 작은 눈싸움 같답니다.

마침내 물방울은 공기가 더 이상 받쳐 줄 수 없을 만큼 무거워져요. 중력이 이기는 거죠. 물방울이 떨어져요. 그리고 수백만 개의 물방울이 한꺼번에 떨어지면, 그게 바로 비예요. 그게 전부랍니다. 구름이 펑 하고 터진 게 아니에요. 그 안의 물이 둥둥 떠 있기엔 너무 무거워졌을 뿐이죠.

비는 땅에 떨어져 다시 웅덩이, 시내, 강, 바다에 모여요. 해가 그 물을 데워요. 증기가 올라가요. 구름이 만들어져요. 물방울들이 합쳐져요. 비가 내려요. 순환은 다시 시작되고, 수십억 년 동안 이렇게 계속되어 왔어요. 같은 물이 하늘과 땅 사이를 끝없이 돌고 도는 거랍니다.

그러니 다음에 세찬 비를 만나면 기억하세요. 그 물은 이 여행을 전에 해 본 적이 있어요. 바다였다가, 구름이었다가, 비였다가, 강이었다가, 다시 구름이 되었죠. 몇 번이고 계속요. 그리고 바로 지금, 그 물이 여러분 머리 위로 떨어지고 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