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의 미끄러운 비밀

상상 속에서 이렇게 해 보세요. 꽁꽁 언 연못 위로 달려가 한 발을 내딛고, 거친 보도 위에도 한 발을 내딛는 거예요. 보도는 신발을 꽉 붙잡아요. 얼음은요? 얼음은 붙잡는 법을 잊어버린 것처럼 그냥 보내 줘요. 그렇다면 얼음은 왜 이렇게 미끄러운 손님맞이를 할까요?

그 비밀은 바로 마찰이라는 것이에요. 마찰은 서로 비비는 두 표면 사이의 붙잡는 힘이에요. 미끄러지지 않게 맞서 싸우는 힘이지요. 마찰이 많으면 “가만히 있어.” 마찰이 적으면 “와아아!”가 되는 거예요.

이제 그 거친 보도를 아주아주 가까이 확대해 보세요. 우리 눈으로는 보통 볼 수 없을 만큼 가까이요. 보도는 전혀 매끈하지 않아요. 아주 작은 돌기와 삐죽삐죽한 가장자리로 된 산맥 같답니다. 신발의 돌기와 보도의 돌기가 찍찍이 두 조각처럼 서로 걸려요.

걸을 때마다 그 작은 봉우리들이 걸리고 잡아당겨요. 바로 그 걸림이 마찰이에요. 그래서 우리가 덤불 속으로 날아가지 않고 걷고, 달리고, 멈출 수 있는 거랍니다. 거친 표면은 잘 붙잡는 작은 갈고리가 많은 표면일 뿐이에요.

물론 얼음에도 돌기가 있어요. 하지만 얼음은 표면 바로 위에 미끄러운 비밀을 간직하고 있답니다. 단단한 얼음 위에는 놀라울 만큼 얇은 액체 같은 물 층이 있어요. 밖이 꽁꽁 얼 만큼 추워도 말이에요.

그 물기 어린 막은 신발과 얼음 사이에 바른 기름막처럼 작용해요. 작은 돌기들이 더는 서로 걸리지 못하고, 젖고 미끄러운 표면 위를 그냥 지나가 버리지요. 덜 걸리면 마찰이 줄어요. 마찰이 줄면 더 많이 미끄러지고요.

그리고 여기에 똑똑한 반전이 있어요. 누르고 미끄러지는 행동이 그 물기 어린 층을 더 크게 만들 수 있답니다. 스케이트는 얼음을 누르고 문질러요. 문지르면 얼음이 아주 조금 따뜻해지고, 그 미끄러운 막이 더 많이 나타나요. 스케이트가 자기 미끄럼길을 거의 스스로 반짝반짝 닦는 셈이지요.

그래서 보도는 백만 개의 작은 갈고리로 “잡았다!”라고 말하고, 얼음은 속삭임처럼 얇고 미끄러운 물막 위에서 “자, 가렴!” 하고 말해요. 같은 원리지만 반대의 결과예요. 표면들이 얼마나 서로 붙잡을 수 있느냐가 전부랍니다.

다음에 얼음 위에서 미끄러질 때는 보이지 않는 그 물기 어린 막이 모든 일을 해내고 있다는 걸 떠올리며 살짝 고개를 끄덕여 보세요. 보도 위에서는요? 그 거친 작은 돌기들에게 고마워하세요. 그 돌기들 덕분에 여러분이 애초에 얼음까지 갈 수 있었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