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의 큰 여행
생일 초를 세고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하나, 둘, 셋, 넷, 다섯. 쉽죠! 그런데 아직 초가 하나도 없다면요? 그건 어떤 숫자일까요? 수천 년 동안 사람들은 ‘아무것도 없음’을 쓸 방법이 없었어요. 그러다 0이 나타났고, 모든 것이 달라졌죠.
고대 로마인들은 거대한 군대를 셀 수 있었고 커다란 도로도 지을 수 있었지만, 0을 나타내는 기호는 없었어요. 선반이 비어 있으면 기록에 그냥 빈칸을 남겼죠. 계산을 하려고 하기 전까지는 그 방법도 괜찮았어요. 그 빈칸이 ‘아무것도 없음’일까요, 아니면 누군가 무언가 쓰는 것을 잊은 걸까요?
그러다 약 1,500년 전, 인도의 수학자들이 작은 원 모양의 기호를 만들었어요. 그 기호는 ‘여기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었죠. 그들은 그것을 ‘수냐(sunya)’, 곧 비어 있음이라고 불렀어요. 그런데 정말 영리한 점은 이거예요. 그들은 그것을 단순히 ‘아무것도 없음’을 뜻하는 데만 쓰지 않았어요. 숫자 안에서 자리를 잡아 주는 책갈피처럼, 자리 표시자로 사용했답니다.
0이 없으면 5와 50과 500을 구별할 수 없어요. 모두 그냥 5들이 모여 있는 것처럼 보일 거예요! 0은 ‘이 5는 일의 자리가 아니라 백의 자리에 있어’라고 알려 주는 간격 표시예요. 쿠키 3개와 쿠키 30개의 차이처럼요. 0은 그 차이를 아주 분명하게 만들어 줘요.
0은 또 마법 같은 일을 할 수 있게 해 줘요. 바로 처음 있던 곳보다 더 아래로 내려가는 뺄셈이에요. 사과 7개가 있고 그 7개를 모두 먹었다면, 0은 무엇이 남았는지 정확히 알려 줘요. 0이 있기 전에는 사람들이 그냥 ‘바구니가 비었네’ 하고 넘어갔을 거예요. 이제 우리는 식을 쓰고, 그 답을 바탕으로 계속 계산할 수 있어요.
하지만 0은 다른 숫자를 도와주는 역할만 하는 게 아니에요. 0도 그 자체로 하나의 숫자이고, 자기만의 이상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요. 어떤 수에 0을 더해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요. 어떤 수에 0을 곱하면 모든 것이 사라져 버리죠. 0은 가장 조용한 숫자이면서, 수학에서 가장 강력한 지우개이기도 해요.
0은 온도, 높이, 시간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까지 바꾸었어요. 0도, 해수면, 자정은 모두 위와 아래, 뜨거움과 차가움, 이전과 이후를 잴 수 있게 해 주는 ‘출발선’이에요. 0이 없다면, 우리는 어디를 기준으로 재야 할지 _함께 정한 가운데 지점_을 갖지 못했을 거예요.
오늘날 0은 컴퓨터의 뼈대예요. 모든 사진, 모든 문자 메시지, 모든 비디오 게임은 사실 빛처럼 빠른 속도로 이리저리 바뀌는 수십억 개의 0과 1로 이루어져 있어요. 한때 _‘아무것도 없음’_을 뜻했던 그 작은 원이 이제는 디지털 세상 전체가 움직이도록 돕고 있답니다.
그러니 다음에 0을 보게 되면 기억하세요. 0은 ‘아무것도 없음’을 쓰는 방법으로 시작했고, 큰 숫자를 가능하게 하는 자리 표시자가 되었고, 자신만의 힘을 가진 숫자가 되었으며, 마침내 현대 세계를 세우는 데까지 이르렀어요. ‘비어 있음’을 뜻하는 기호치고는 꽤 대단하죠!
